태진아, 美 억대 도박 보도 매체의 협박 증거 공개
by김은구 기자
2015.03.24 15:18:22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가수 태진아가 미국 카지노에서 억대 도박을 했다고 보도한 미국 시사저널USA 측이 허위보도로 자신에게 돈을 요구하며 협박했다는 증거를 공개했다.
태진아는 24일 서울 용산 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변호사와 함께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태진아 측은 태진아에게 기사를 빌미로 돈을 요구할 것을 모의하는 심원 시사저널USA 대표와 LA에 거주하는 하워드박이라는 인물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 녹취록에서 심 대표는 “(태진아가) 일반 바카라가 아니라 VIP실에서 했다. 한방에 300만원 씩 찍었다고 한다. 적어도 10만 달러(1억원) 이상 날아갔을 거다. 횟수와 시간을 곱해서 100억대 도박이라고 쓸 거다”라며 태진아에게 회사 주주로 참여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최하 20만 달러를 태진아에게 요구하겠다며 하워드박에게도 5만 달러를 더 받아서 가지라고도 했다. 심 대표는 도박과 관련해 유명 트로트 가수들의 가족도 언급하며 “‘대한민국 뽕짝가수 3명이 다 도박으로 패가망신’ 그게 제목이다. 사람들이 모자 쓰고 점퍼를 입어서 태진아인 줄 몰랐다고 하는데 다 끝나갈 때 쯤 나한테 찍혔다”고도 말했다. 하워드박에게 “되든 안되든 비밀은 지켜달라. 박회장 믿고 한 거니까 이거 공개되면 나도 약점이 된다”며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도 보였다.
태진아 측은 하워드박의 영상 증언도 공개했다. 하워드박은 녹취록에서 드러난 심 대표의 말을 그대로 전하며 “소설도 3류 소설 이하로 가는 내용이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심 대표는 태진아에게 고개 숙여 사과를 해야 한다. 그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가 법정까지 가서 밝히겠다. 모든 걸 감수하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진아는 미국 LA에서 자신이 갔던 카지노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게 변장한 모습이냐”고 결백을 주장했다. 모자를 쓰고 재킷을 입었지만 평소 태진아의 모습이 그대로 담긴 사진이었다. LA 허슬러카지노 지배인 폴송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
폴송 지배인과 공개적으로 전화통화도 했다. 폴송 지배인은 “태진아의 당시 복장은 무대의상처럼 반짝거려 금방 태진아인 줄 알 수 있었다. 카지노에 VIP룸도 있고 밀폐된 공간도 있지만 태진아는 최소 10달러부터 최대 1만5000달러를 배팅할 수 있는 일반적인 자리에서 게임을 했다. 게임도 했지만 가족들이 와서 함께 차를 마시기도 했다. 카지노에 머무른 토털 시간은 1시간 정도였다”고 밝혔다. 카지노에 한국 교포들이 많아 태진아와 대화를 나누고 사인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태진아의 아들 이루도 도박을 했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밖에 세워둔 자동차에 타고 있다가 차를 마시러 잠시 들어왔을 뿐”이라며 부인했다. 또 태진아가 1000달러 정도로 게임을 시작했으며 나갈 때는 6000달러 정도 됐다고 전했다. 태진아가 영어를 못해 자신이 환전을 도와줬다고 했다.
태진아가 갔던 또 다른 카지노 할리우드 파크와 관련해서는 자신이 과거 10년 정도 일했던 곳이라며 “VIP룸이 있지만 상상하는 것처럼 몇천, 몇만 달러를 한번에 베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최저 25~50불 정도이며 일반인도 들어갈 수 있다. 인종차별 등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송 지배인은 “죄를 지었으면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하지만 내가 보고 들은 것에 비춰봤을 때 아무 잘못을 안한 분이 누명을 쓰신 게 안타까웠다. 내가 먼저 도움이 필하면 도와드리겠다고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
변호사와 폴송 지배인의 전화통화를 들으며 태진아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태진아는 “14세에 서울에 올라왔는데 집이 너무 가난해서 공부도 못하고 중국집 배달원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직업이 37개다. 미국에서도 9년 가까이 살았는데 길에서 행상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온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래서 내가 번 돈으로 아내와 큰아들, 작은 아들, 며느리, 손자까지 여섯명이 여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억대 도박을 안했고 내 아들 이루도 도박을 안했다”며 “연예인이라는 것을 약점으로 삼는 악의적인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태진아의 변호사는 “심원 대표의 행위는 형법상 공갈미수에 해당된다. 심원 대표가 기사를 쓴 브래들리 킴과 동일인물인 것으로도 추정된다. 심원 대표가 미국 시민권자여서 한국 법원에서의 소환을 거부한다면 미국에서도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