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고 넘어져도 손흥민은 손흥민이었다...투혼에 박수를
by이석무 기자
2019.06.07 22:49:51
| 7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열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과 호주와의 평가전. 손흥민이 돌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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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무리 손흥민(토트넘)이라도 강행군에 지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난 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온 힘을 다해 풀타임을 소화하고 불과 4일 휴식 후 대표팀 A매치에 나섰다. 그 사이 유럽에서 한국까지 긴 시간 이동도 있었다. 그같은 빡빡한 일정이 익숙하다고 해도 100% 경기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았다.
손흥민은 7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호주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황희찬(잘츠부르크)과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90분 내내 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한창 좋을때에 비해 다소 몸이 무거웠다. 상대 수비를 개인능력으로 돌파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일단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호주 선수들은 2~3명이 달라붙어 집중 견제했다. 심지어 손흥민을 향해 거친 파울도 서슴치 않았다.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1.5군 수준의 젊은 호주 선수들이 손흥민같은 스타플레이어와 함께 경기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 기회나 다름없다. 대표팀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 호주 선수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다보니 손흥민의 몸과 마음이 더욱 힘들었다.
그레이엄 아놀드 호주 감독은 “손흥민은 아주 뛰어난 선수임에 틀림없다”면서도 “오늘은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덜 위협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손흥민은 손흥민이었다. 특히 후반전에서 손흥민은 자신의 본래 모습을 어느정도 되찾은 듯 했다. 후반 37분 돌파에 이은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호주 골키퍼 손끝에 걸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손흥민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슈팅 장면이었다.
이날 대표팀은 후반 31분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경기 맨오브더매치(MOM)는 손흥민이었다. 힘든 일정 속에서도 한국 축구팬들을 위해 투지와 노력을 불사른 것에 대한 보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