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그가 홈런치면 두산이 웃는다

by박은별 기자
2014.07.10 22:33:16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5회초 2사 1루 두산 홍성흔이 좌중월 투런 홈런을 날리고 동료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홍성흔이 홈런을 치면 두산이 이긴다. 홍성흔이 시즌 13호포로 승리 공식을 이어갔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13-12로 이기고 LG와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가져갔다. 잠실라이벌 LG와 상대전적에선 6승5패로 앞서갔고, 4위 롯데와 승차는 2게임차를 유지했다.

‘홍성흔의 홈런이 터지면 승리한다’는 두산의 승리 공식이 이어진 날이었다.

올시즌 홍성흔이 터트린 홈런은 12였다. 팀 내서 칸투(18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 그가 홈런을 때려낸 경기는 모두 9경기. 그 경기서 팀은 전승했다. ‘홈런=승리’ 공식으로 화제를 모았던 테임즈엔 표본에서 조금은 미치지 못했지만 이 역시 나름 의미를 둘 수 있는 기록이다. 팀 승리에 어떻게든 힘이 됐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표 참조>

자료제공=베이스볼S
자세히 살펴보면 홍성흔의 홈런포는 영양가도, 팀 공헌도도 높았다. 홍성흔의 홈런은 1개를 제외하고 대부분 승리를 장담키 어려운 3점 이내 승부에서 터진 것들이었다.

그러나 아쉬움은 있었다. 승리를 부르는 그의 홈런이 최근들어 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의 마지막 홈런포가 터진 날은 지난 5월 28일. 이후 40여일 넘게, 28경기 동안 홈런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5월 매서웠던 타격감이 조금은 떨어지면서 장타도 줄었다.

“내가 친 경기서 팀도 이긴다면 정말 기분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 홈런이 다시 나올 때가 된 것 같다”며 컨디션 회복을 자신했던 홍성흔. 밀어치기도 나오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그는 자신감대로 오랜만에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팀에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5번 지명타자로 나선 홍성흔은 2,4회엔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지만 5회, 결정적 한 방을 폭발시켰다.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5회, 두산이 민병헌, 김현수의 연속 적시타로 5-2로 점수차를 벌렸다.

그러나 석 점차는 절대 안심할 수 있는 점수가 아니었다. 이날 선발이 부진을 겪고 있는 볼스테드라는 점에서도 추가점이 필요했다.

상대 선발 류제국은 2사 후 연이어 안타를 뺏기며 크게 흔들리던 상황. 홍성흔은 2사 1루에서 류제국을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포크볼을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시켰다. 초구 파울로 걷어낸 포크볼을 또 한 번 노려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시즌 13호포. 두산의 승리를 확신케 한 홈런이도 했다. 스코어는 5점까지 벌어졌다.

두산은 이후에도 꾸준히 추가점을 올리며 승리할 수 있었다. 홍성흔은 7회에도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 출루, 팀의 추가 득점을 도왔다. LG가 경기 후반 무섭게 쫓아오면서 마지막까지 쫄깃쫄깃한 승부를 이어간 점을 감안하면 홍성흔의 홈런엔 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홍성흔은 12-11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9회엔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때려내 출루,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울러 그의 13호포엔 개인적으로도 값진 의미가 포함돼 있었다. 홍성흔은 이날 홈런으로 개인통산 1900안타(역대 5번째)와 2800루타(역대 9번째)를 달성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