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8개월 만의 태극마크' 엄지성 "새벽 3시 소식 듣고 잠 설쳐"

by이석무 기자
2024.09.02 20:23:06

축구 대표팀 엄지성이 2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비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새벽 3시에 대표팀에 발탁됐다는 소식을 듣고 잠을 못 잤습니다.”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는 엄지성(스완지시티)은 2년 8개월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엄지성은 최근 좋은 일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최근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K리그 광주FC에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완지시티로 이적했다. 개막 후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는 등 팀내 입지도 나쁘지 않다.

이같은 활약에 힘입어 9월 A매치를 앞두고 홍명보 신임 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새로 잡은 대표팀에도 다시 뽑혔다. A매치 데뷔전이었던 2022년 1월 아이슬란드와 친선경기(5-1 한국 승)에서 데뷔골을 넣은 이후 2년 8개월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첫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가진 엄지성은 “2선에 훈륭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과연 뽑힐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설렌 만큼, 더 열심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대표팀은 2선 자원이 넘친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마인츠) 등이 모두 2선 자원들이다. 최근 K리그에서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샛별’ 양민혁(강원FC)도 주목할만하다.



엄지성으로선 당장 경기에 나설 기회를 얻는게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런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2선 자원으로 뽑혔다는 것은 그만큼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엄지성은 “공격적인 상황에서 일대일 돌파나 크로스, 슈팅 등은 자신 있다”면서 “기회가 온다면 그 부분을 꼭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성용(서울)에 이어 스완지시티에서 활약하는 두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된 엄지성은 “기성용 선수가 연락해서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도시’라고 얘기해줬다”며 “그 말대로 축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 뒤 웃었다.

이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적응하는 단계다”며 “적응하는데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역시도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이겨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엄지성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아쉬움이 오히려 좋은 활약을 펼치는 동기가 됐다고도 밝혔다. 그는 “올림픽 티켓을 따지 못해 마음이 힘들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팀에 돌아와서 그걸 동기부여 삼아 더 활약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