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2014] 알제리 감독 "韓축구 현미경 분석 통했다"

by정재호 기자
2014.06.23 10:53:10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한국전 패배는 금지돼 있다”며 배수의 진을 쳤던 바히드 할리호지치(62·유고슬라비아) 알제리 축구대표팀 감독이 약속을 지켰다.

할리호지치가 이끄는 알제리는 23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과 2차전에서 4골을 몰아치는 공격력을 앞세워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1승1패가 된 알제리는 러시아와 최종 3차전에서 승리하면 이미 2승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쥔 벨기에와 함께 자력으로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한다.

반면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굉장히 힘들어졌다. 마지막 경기에서 H조 최강으로 꼽히는 벨기에전을 무조건 큰 스코어 차로 이겨야만 16강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경기 뒤 한국을 궁지로 몰아넣은 할리호지치 감독은 감격에 겨웠다. 이날 승리가 알제리 축구 자부심의 승리이자 한국에 대한 철저한 현미경 분석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강조했다.

할리호지치 감독은 ‘야후 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것은 자부심의 승리이다”면서 “한국전 승리를 지난 32년간 기다려왔던 알제리 축구대표팀 지지들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3차전에서 러시아와 플레이오프 매치(진출-탈락이 갈리는 경기)를 치른다.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한국전 승리의 비결로는 철저한 분석이 주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리호지치 감독은 “잘 준비된 전술이었다. 우리는 한국 팀의 플레이 방식을 면밀히 분석했다(closely analysed)”고 설명했다.

그는 계속해서 “몇몇 참신한 선수들을 집어넣는 구성으로 한국에 트러블을 가할 수 있었다. 선수들은 연습한대로 내 지시에 잘 따라줬다”며 “그 결과 전반에는 모든 지역에서 우리의 플레이가 위대했다. 후반 들어 잘 조직된 한국에 수비적인 측면에서 약간 고전했지만 그것 역시 잘 방비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을 상대로 아프리카 국가의 월드컵 한경기 최다득점 기록(종전 3골)을 새로 쓴 알제리는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칠레에 3-2로 승리한 뒤 32년 만에 월드컵 무대 승리를 기록했다.

알제리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나란히 1무2패를 기록하며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