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사망…父 원로배우 김무생과 인연 '재조명'

by장병호 기자
2017.10.30 19:29:12

아버지 반대에도 배우 활동 결심해 데뷔
열정으로 아버지 설득…스타로 자리매김
2005년 부친 별세 후 그리움 나타내기도

배우 김주혁(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30일 교통사고로 사망한 배우 김주혁(45)은 원로배우 김무생(1943~2005)의 아들로 데뷔 초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김주혁은 아버지의 후광을 업지 않고 영화·드라마·예능을 넘나드는 활동으로 대중에게 친근한 배우이자 스타로 자리 잡았다.

학창 시절 수의사가 꿈이었던 김주혁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배우로 진로를 바꿔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1993년 연극무대에서 연기 활동을 시작했고 1998년 SBS 공채 탤런트 8기로 데뷔하면서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걸었다.

김무생은 김주혁이 배우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 과거 한 방송 토크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김무생은 “내가 살아온 세월이 고통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아들이 배우를 하는 것이) 싫었다”면서 “자식은 나보자 조금 편하게 살아줬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 몰래 배우가 된 김주혁은 열정으로 아버지를 설득시켰다. 해당 토크쇼에서 김무생은 “(김주혁이) 애비 앞에서 이야기를 잘 안 하는데 ‘허락만 해주십시오’라면서 장문의 편지를 내밀었다”는 말로 김주혁의 연기 열정을 밝혔다.

김무생은 2005년 지병인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김주혁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여러 차례 방송을 통해 드러냈다. 같은 해 SBS ‘연기대상’에서 김무생이 공로상을 수상하자 대리 수상자로 나선 김주혁은 “선배이자 아버지인 아버지가 그립다. 참된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는 감동 어린 소감을 전했다.

2014년에는 KBS2 ‘1박2일’의 ‘시간여행 특집’에서 젊은 시절의 김무생과 자신이 합성된 사진을 받고 눈물을 보여 시청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2015년 KBS2 ‘연예가중계’에서는 “순간순간 아버지가 그리울 때가 있다”면서 “만약 아버지가 지금 계셨다면 ‘1박 2일’을 왜 하느냐고 하셨을 수도 있지만 매주 저를 방송에서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주혁은 30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몰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교통사고로 차량이 전복됐고 화제까지 발생한 상황이었다”며 “신고를 받고 구조해 심폐소생술 등 1차 조치를 취하고 건국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후 8시께 김주혁의 사망과 관련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