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 뭐예요?’…여느 때와 같았던 최혜진의 데뷔전

by조희찬 기자
2017.08.31 16:35:53

최혜진이 31일 강원도 춘천의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667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 2017’(총상금 14억원·우승상금 3억5000만원) 첫 날 1라운드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후 기뻐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골프in 박태성 기자)
[춘천=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괴물 신인’ 최혜진(18)이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6673야드)의 10번홀(파4)에 들어섰다. 프로로서 처음 서는 티잉 그라운드. 302m에 약간의 내리막이 있었으나 그린 앞에는 족히 2m는 돼 보이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었다. 최혜진은 드라이버를 꺼내 들었고 바로 그린을 노렸다. “230~40m 정도만 보내면 올라갈 것 같아서 그린을 보고 쳤어요.”

최혜진은 31일 강원도 춘천의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 2017’(총상금 14억원·우승상금 3억5000만원) 첫날 1라운드에서 10번홀 버디를 포함해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오전조 경기가 마무리된 가운데 오후 4시 20분 현재 공동선두 그룹에 3타 뒤진 공동 22위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최혜진의 표정은 여유를 넘어 따분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날 자신의 경기력에 70점을 준 그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게 아쉬웠다”며 “크게 긴장한 건 없었는데 샷감과 퍼트감이 모두 좋지 않아서 (긴장한 것처럼) 그렇게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어제 일과가 힘들었던 건 아니고 이번 주 스케줄이 연달아 있어서 힘들었다”고 덧붙엿다.

최혜진은 인터뷰 도중 상금 이야기가 나오자 “3억5000만원 아닌가요? 3억6000만원이었나…”라며 취재진에게 되묻기도 했다. 최혜진은 올해 5개 대회에서 우승 두 번, ‘톱7’ 5번의 성적에도 아마추어 자격으로 참가해 상금을 챙기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최혜진이 상금을 수령할 수 있는 첫 대회다.

그는 “아마추어일 때나 프로일 때나 크게 다른 것이 없다고 느껴졌다”며 “아마추어일 땐 내가 (상금을)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어서 성적에 대해 단순히 생각했는데 프로가 되고 나서도 다르지 않았다”며 배시시 웃었다. 그러면서 “평소처럼 잠도 8~9시간 잔 것 같다”며 “오히려 너무 많이 잔 것 같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가장 어색했던 건 골프가 아닌 호칭이었다. 최혜진은 “항상 아마추어로 출전했고 ‘아마추어 최혜진’으로 불리다 ‘최혜진 프로’로 불리는 게 아직은 어색하다”며 “언니들도 내게 ‘최혜진 프로님이네’라고 장난을 쳤는데 낯설었다”고 수줍어했다.



최혜진은 10번홀에서 자신있게 그린을 노리고 친 티샷이 클럽에 정확히 맞지 않아 벙커에 빠졌다. 그러나 벙커샷을 홀컵 1m에 붙인 후 버디를 낚아채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다만 버디 3개에도 보기는 2개를 범해 만족하는 스코어를 적어내지 못했다.

이날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최혜진은 “10번홀이 후반 홀이었다면 더 자신 있게 칠 수 있었을 텐데 살짝 덜맞았다”고 아쉬워했다. 7번홀 보기 상황에 대해선 “아이언 샷도 잘 맞고 퍼터도 잘했는데 파 퍼트 경사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손으로 만들어 치다가 실수한 것 같다”고 자책했다.

최혜진은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중상위권에서 프로 첫 라운드를 마쳤다. 남은 라운드에서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 최혜진은 “오늘 잘 쉬고 컨디션을 회복해서 내일 더 집중하겠다”며 “오늘보다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