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은 '역주행샷', 정찬민은 티샷만 3번 [한국오픈 1R]
by주영로 기자
2023.06.22 17:14:58
코오롱 한국오픈 첫날 오버파 속출
좁은 페어웨이, 긴 러프에 선수들 고전
박상현은 6번홀에서 공 뒤로 쳐내는 '역주행샷'
정찬민은 공 못 찾아 티샷만 3번
| 정찬민이 5번홀 그린 주변의 러프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다. (사진=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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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충남)=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내셔널 타이틀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총상금 14억원·우승상금 5억원)이 열리는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은 까다로운 코스로 명성이 높다.
단단하고 빠른 그린으로 버디가 잘 나오지 않고, 코스의 전장도 길어 쉽게 타수를 줄이기 어렵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올해 대회는 코스 난도를 더 높였다. 각 홀의 페어웨이 너비는 10~25m 수준으로 좁게 했고, 러프는 짧은 곳이 80mm, 긴 곳은 200mm 이상으로 만들어 공이 들어가면 잘 보이지 않았다.
예상대로 첫날부터 난코스에 고전한 선수가 속출했다. 박상현은 공을 그린 반대 방향으로 쳐내는 이른바 ‘역주행샷’을 했고, 괴물 장타자 정찬민은 6번홀에서 티샷만 3번 했다.
박상현은 6번홀(파4)에서 러프에서 떨어진 공을 그린 방향이 아닌 반대쪽 티잉 그라운드 방향으로 쳐냈다. 러프가 워낙 길어 멀리 보낼 수 없었던 상황이라서 페어웨이 쪽으로 공을 꺼내놓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역주행 샷’을 선택했다.
박상현은 “6번홀에서 그린을 등지고 두 번째 샷을 해야 했다. 공을 앞으로 보내는 게 어려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라며 “그린 쪽으로 쳤다가 충분한 거리를 내지 못하면 더 깊은 러프에 빠질 것 같았다”고 밝혔다.
샌드웨지로 친 공은 약 10m 날아가 페어웨이에 떨어졌고, 80m 거리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 3m에 붙인 뒤 파 세이브에 성공해 타수를 지켰다. 코리안투어 11승의 노련함이 돋보인 순간이다.
긴 러프에 정찬민은 6번홀에서만 3번이나 티샷했다.
349야드의 길지 않은 파4 홀. 정찬민은 티샷으로 온 그린을 노렸다. 하지만 공은 그린까지 가지 못하고 그린 앞쪽에 있는 벙커 주변의 긴 러프에 공이 잠겼다.
긴 러프에 빠진 공을 3분 안에 찾지 못한 정찬민은 분실구 처리한 뒤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가 세 번째 샷을 했다.
이번에도 공은 원구가 떨어졌던 비슷한 지점으로 날아가 분실의 위험이 있어 같은 위치에서 프로비저널 볼(Provisional Ball·경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잠정적으로 치는 공)을 또 쳤다. 프로비저널 볼은 페어웨이에 떨어졌다.
세 번째 샷한 공을 찾던 중 2개의 공이 발견됐다. 하나는 처음 티샷한 원구였고, 또 다른 하나는 세 번째 친 공이었다.
2개의 공에는 같은 표식이 돼 있어 어떤 게 원구이고 세 번째 친 공인지 확인이 어려웠다. 함께 경기한 선수와 티샷의 방향과 거리 등을 추측해 원구와 세 번째 샷을 구분한 뒤에야 겨우 네 번째 샷을 한 정찬민은 보기 퍼트를 넣어 큰 위기를 넘겼다.
난코스 속에 펼쳐진 한국오픈 1라운드에선 버디를 1개도 잡지 못하고 경기를 끝낸 선수가 속출했다.
2017년 한국오픈 준우승자로 2012년과 2015년 KPGA 덕춘상(평균타수 1위)을 받은 김기환은 더블보기 2개에 보기 4개만 적어냈고, 2월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잉글랜드 대회에서 우승한 스콧 빈센트(짐바브웨)는 이날 더블보기 1개에 보기 7개를 쏟아냈다.
아시안투어에서 뛰는 니니톤 티퐁과 파빗 탕칼모프라서트도 이날 오락가락한 경기를 펼쳐 버디 사냥에 실패했다.
80타 이상을 친 선수도 10명을 넘겼고, 미드아마추어 챔피언 김영철은 15오버파 86타를 적어내 최하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