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애인있어요' vs 시청률 '내 딸 금사월'
by강민정 기자
2015.10.26 11:43:15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주말 안방극장이 뜨겁다. 뜨겁다 못해 시청자 속을 까맣게 태운다. 여길 보고 있자니 착해 빠진 여자 때문에 속이 뒤집히고, 저길 보고 있자니 정신 놓은 남자 때문에 복장이 터진다.
SBS ‘애인있어요’와 MBC ‘내 딸 금사월’이 잘 나간다. 둘 다 ‘막장’ 소재를 피하지 못한 드라마다. ‘애인있어요’는 도덕적으로 손가락질 받을 만한 인물 간 사랑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었다. 본처와의 이혼, 내연녀와의 사랑이 섞여 있고 기억을 잃은 캐릭터, 독설이 하늘을 찌르는 캐릭터 등 자극적인 맛도 더해져있다.
‘내 딸 금사월’은 악녀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왔다! 장보리’ 작가가 대본을 쓰고 있다. 이 작품에서 악녀로 등장하는 박세영과 착한 캐릭터인 백진희의 대립구도는 매우 뚜렷하다. 그 주변을 둘러 싼 전인화, 손창민 등 중년 배우들의 연기도 시청자의 감정선을 격하게 만들고 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두 작품이 모든 시청자에게 사랑받을 순 없다. 이 시간대 허락된 전체 시청률은 30%를 조금 넘기는 수준. 그동안 오후 10시 시간대 주말극에서 강세를 보인 MBC 입지 덕에 ‘내 딸 금사월’이 20%가 넘는 시청률을 가져가고 있다. ‘애인있어요’는 7%대 시청률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애인있어요’는 ‘내 딸 금사월’보다 훨씬 뜨거운 화제성을 실감하고 있다. 드라마 관련 기사에 달리는 댓글의 수가 ‘내 딸 금사월’과 비교해 2배 이상이다. 네티즌이 가장 많이 읽고 검색하는 드라마 순위에서도 ‘애인있어요’가 ‘톱3’ 안에 드는 상황. 출생의 비밀과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소재보다 ‘불륜’이라는 감정 싸움에 목소리를 더하기가 쉽다는 반응이다.
‘애인있어요’ 측은 이런 상황을 아쉽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러한 반응이라면 ‘홈그라운드’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쉽사리 바꿀 수 없는 ‘채널 패턴’을 야속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애인있어요’ 측은 “단순히 불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작품은 아니다”며 “등장인물 간 감정을 그리는 작가와 이것을 표현해내는 배우, 감독, 스태프의 노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을 보고 반응하는 시청자와 내용을 대충알고 반응해주는 네티즌 모두 ‘애인있어요’에 큰 힘을 주는 존재다”며 “하지만 두 집단이 드라마를 이해하는 차원은 좀 다른 것 같아서, ‘더 많은 분이 드라마를 보고 얘기해줬으면’이라는 욕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