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2` 여인영 감독, "조용함이 카리스마의 원천"(인터뷰)

by장서윤 기자
2011.05.16 17:52:38

▲ 여인영 감독

[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인 드림웍스 최초의 한국인이자 여성 연출자인 여인영(39) 감독은 화려한 직책 이면에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빛나는 인물이었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2'의 총감독을 맡아 동양계 여성으로 뛰어난 활약상을 보이고 있는 그는 인터뷰 내내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겸손한 성공 비결을 들려주었다.

2008년 개봉해 그해 미국 개봉작 중 월드와이드 수익 3위, 한국에서도 467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한 `쿵푸 팬더`는 3년 만에 속편이 제작, 무려 1억 7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3D 애니메이션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그리고 이 대규모 작업의 총 책임자로 여인영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여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완전한 자유가 부여된다는 점"이라며 "매 프로젝트를 재밌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도 나를 끌어 준 원동력"이라고 전했다.

또 한국 애니메이션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태권 브이` `뽀로로` 등을 재미있게 본 작품으로 꼽기도 했다. 한국 영화로는 `아저씨` `올드 보이` 등을 인상깊게 봤다는 그는 원빈을 만나보고 싶은 배우라고 들려주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 일답.

-`쿵푸 팬더2`는 중국 여행중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이 아이디어로 작용했나

▲10일간 중국 여행을 갔을 때 실제 팬더들이 사는 산에서 초록색의 풍부함이 극중 마을을 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중국의 구시가지를 걸어다니면서 느낀 건물의 촉감도 좋은 영감을 주었다.

-이번 영화에서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나

▲두 가지다. 하나는 `내면의 평화`인데 이를 찾는 방법은 각자 다르니 스스로 자신을 발견해 가는 과정을 밟아보라는 얘기를 해 주고 싶었다. 두 번째는 결국 운명은 자신이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애니메이션이 운명이라고 생각한 순간은

▲고등학교 때 성적이 좋은 편이었는데 대학 진학 때 자연과학대 장학생으로 입학할지 예술대에 갈 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있었다. 그러다 예술 쪽으로 진로를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 업계에 입문하게 된 것 같다.

-드림웍스에 입사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무엇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 끌렸다. 드림웍스는 매 작품이 아티스트들의 성격에 따라 매우 상이하다. 각자의 스타일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권한을 주는 부분이 좋았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배경은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완전한 자유가 부여된다는 점이다. 캐릭터를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고 예술적 영감을 발휘할 만한 부분이 많다. 실사와 비교하자면 영화 전편을 특수 효과로 제작한달까. 스튜디오 전체가 아티스트로 가득 찼기 때문에 내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 여인영 감독
-친언니인 여인경 씨도 드림웍스에서 함께 일한다고 들었다. 한국인 아티스트들의 강점이 있나

▲드림웍스에 입사하게 된 것도 언니의 소개에 따른 것이었다. 언니는 나보다 더 재능이 많고 같이 일하는 한국 아티스트들도 그렇다.

강의차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학교에 갔었는데 약 절반이 한국인 학생이었다. 개인적으로 한국인들이 애니메이션에 관심과 재능이 많은 것 같다.

-즐겨 본 한국 애니메이션이 있나

▲어릴 적 `태권 브이`나 `황금 날개` 류의 만화를 좋아했고 얼마 전에는 뽀로로를 봤는데 무척 귀여로부터 파생된 영화를 어릴 때 즐겨 봤다.

-여성 감독으로서 본인의 리더십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릴 때부터 시작해 애니메이션의 실무적인 작업을 잘 알고 있어 동료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 회의를 진행할 때는 조용하고 진지하게 경청하는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내가 목소리를 조금만 높여도 모두들 긴장하는 부분도 강점이다.(웃음)

-`쿵푸 팬더 3`가 나온다면 또 연출을 하게 될까

▲아마도 당연히 흥행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

-한국 여성으로서 해외에서 대단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직업적 슬럼프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

▲나는 매우 운이 좋았다.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하나 하나 모두 재미있었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처음 애니메이션 업계에 입문했을 때는 많이 어려워 스트레스를 받았다. 업계에서 일하는 기술도 부족했고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랐지만 같이 일하는 팀이 많은 조언을 해줬을 뿐 아니라 인내심을 가져 주었다. 많은 분들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됐다.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제작비에 대한 압박은 없나

▲영화 제작할 때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보호를 받는다. 비즈니스적인 측면은 회사가 부담한다. 그래서 정확히 제작비 등은 알 수 없고 이에 대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좋아하는 한국 영화나 영화인이 있나

▲남편이 한국 영화의 대단한 팬이다. `올드 보이` `괴물` `마더` 등을 함께 재밌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