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째' 윤석민 "죽어라고 던진 것이 통했다"

by정철우 기자
2011.05.04 21:39:46

▲ 윤석민. 사진=KIA 타이거즈
[목동=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역시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KIA 투수 윤석민은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2피안타 2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삼진도 8개나 잡아낼 만큼 위력적인 투구였다.

윤석민은 2011시즌 출발이 좋지 못했다. 1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기복 있는 피칭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경기 전까지 성적은 1승1패1세이브, 평균 자책점 5.64.

직구 보다는 변화구 위주의 볼배합이 그의 위력을 반감시켰다. 변화구만 많았던 것이 아니었다. 체인지업을 던질 때는 투구폼까지 변화를 줬다.



이날은 달랐다. 윤석민은 도망가지 않았다. 직구 비율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대신 144km까지 나온 슬라이더를 앞세워 넥센 타자들을 압도했다. 또 꼭 필요할 땐 직구로 윽박지르는 승부욕도 잃지 않았다. 직구 최고구속도 153km까지 나왔다. 그가 얼마나 이를 악물고 던졌는지 증명하는 수치였다.

새로 장착한 포크볼은 거의 던지지 않았지만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뺏은 뒤 힘으로 제압하는 패턴으로 이닝을 넘겨냈다.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1회 선두타자 김민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계속된 1사 2루서 유한준의 3루 땅볼 때 공을 넘겨받은 1루수 김주형이 3루로 뛰던 주자 김민우를 잡으려다 악송구, 선취점을 뺏긴 것이 가장 큰 위기였다.

그러나 윤석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강정호를 투수 땅볼로 솎아내며 이닝을 마쳤고 이후 쾌투를 이어가며 제 몫을 다해냈다.
 
특히 8회에는 이미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섰음에도 최고 148km의 빠른 볼을 앞세워 세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멋진 마무리까지 선보였다.

전날 로페즈를 투입하고도 패하며 주춤했던 KIA의 분위기도 에이스의 호투 덕에 되살아날 수 있었다.
 
윤석민은 "지난 등판에서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인지 오늘 컨디션이 좋았다. 특히 직구와 슬라이더의 볼 끝이 좋았다. 그동안 자신감이 많이 부족했다. 지난 SK전을 끝으로 자신감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에서 오늘은 씩씩하게 던졌다. 더 이상 나빠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죽어라고 던진 것이 주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