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3' 이정철 감독 "너무 힘들었던 시즌…선수들 잘 견뎠다"

by이석무 기자
2017.03.30 22:33:33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하며 3승1패로 챔피언 자리에 오른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이정철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성=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IBK기업은행이 챔피언결정전 V3를 달성하며 여자배구 최강임을 증명했다.

기업은행은 30일 막을 내린 NH농협 2016~2017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을 3승1패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6년 만에 벌써 3번째 들어올리는 우승 트로피다.

중심에는 역시 이정철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이정철 감독은 2010년 창단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팀을 단기간에 강팀으로 만들었다. 팀을 처음 꾸릴 당시 김희진, 박정아라는 걸출한 선수가 들어온 것도 큰 도움이 됐지만 뭐니뭐니해도 이정철 감독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오늘날 기업은행의 전성기는 불가능했다.

이정철 감독은 우승을 이룬 뒤 “홈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돼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힘든데 잘 견뎌줬다. 목표했던 통합우승은 아니지만 별 3개 달린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늘 3-3-3을 생각했다. 코보컵 3번, 정규리그 3번, 챔프전 3번씩 우승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명문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정철 감독의 우승 인터뷰 일문일답,

- 챔프전을 마친 소감은.

▲선수들이 잘 견뎌줬다. 홈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돼 너무 고맙다. 체력적,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잘 견뎠다. 목표했던 통합 우승은 아니지만 ‘별 3개’를 달았다. 머릿 속에 3,3,3이란 숫자가 떠오른다. KOVO컵, 정규시즌, 챔프전 3번씩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명문팀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 1차전에서 부진했던 리쉘이 2차전부터 극적으로 살아났다. 어떤 비결이라도 있었나.

▲리쉘이 1차전을 마치고 어깨가 잘 안돌아간다고 했다. 워밍업이 제대로 안된 것 같았다. 몸을 일찍 풀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운동을 하기 전에 어깨 마사지로 이완시켜놓도록 준비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사실 오늘도 토스가 좋지 않아 정상적인 스윙이 이뤄지지 않았다. 원하는 코스로 때리지 못했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차고 나가준 덕분에 4세트에서 마무리했다.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경험을 더 쌓는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리쉘과의 재계약 여부는.



▲본인은 (한국에 남고 싶다는)의사표시를 했다. 에이전트 통해 확인했다. 지난 시즌 아제르바이잔에서 지금 받는 돈의 반 밖에 못받았다도라. 한국은 생활하는데 돈이 안든다. 외국인선수에게 쏟는 정이라는 것도 있다. 8개월 있으면서 본인이 잘 판단했을 것이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오빠를 오게 해달라고 에이전트를 통해 부탁했다. 그래서 바로 회사 보고했서 흔쾌히 비행기 티켓을 끊어 한국에 오게 했다. 리쉘의 재계약은 국내선수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단 다 잡겠다.

- 올 시즌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솔직히 처음부터 계속 힘들었다. 순조롭게 가지 못했다. 계속 부상선수가 생기다보니 고민이 많았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이고은이라는 카드가 생겨났다. 챔프전 같은 큰 경기 어느때라도 들어갈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한 것이 소득이다. 시즌 초반에는 남지연이 흔들렸고, 김사니도 불안했다, 백업이 부족하다보니 계속 속앓이를 했다. 시즌 내내 어려웠다.

- 경기 후 선수들에게 격하게 구타를 당했는데.

▲사실 놀랐다. 첫 번째, 두 번째 우승할 때도 이렇게 세게 때리진 않았다. 내가 혼을 내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나를 얕잡아 보고 더 강하게 때린 것 같다. 그전에는 내 눈치를 봤는데 오늘은 대놓고 때리더라. 그래도 아직 우승하고 맞을 수 있는 맷집은 아직 가지고 있다.

-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성과를 낸 비결이 있다면.

▲좋은 선수로 팀 구성을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희진과 박정아가 다른 팀에 갔다면 정예 멤버로 뛰었을지 의문이다. 우리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면서 책임 의식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다. 물론 운도 많이 따랐다. 남지연을 데려와서 리베로 자리를 채웠고 이효희가 FA로 떠났지만 흥국생명과 절충해서 김사니를 영입했다.. 조상님이 도와주시는지 운이 따르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 노력이다. 남들보다 많이 하면 많이 했지 덜 하지는 않았다.

-리우 올림픽을 마치고 시즌을 준비하면서 우승까지 예상했나.

▲어려움이 있어도 목표는 늘 정상에 서는 것이다. 코보컵 때 리우 후유증은 있었다. 2년간 대표팀에 나가있다보니 여름 체력운동이 부족했다. 그래도 올시즌은 지난 시즌에 비하면 운동을 줄인거다. 그전에 했던 운동 덕분에 이틀에 한 번 경기를 하고도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었다. 솔직히 김사니가 다쳐 ‘올시즌 아웃’이라는 진단이 나왔을때 올시즌 3위 안에 못들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그런데 이고은이 중간에 들어오고 5라운드에 전승을 하면서 봄배구에 안착하는 안정권에 들어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