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미스 "메달은 못땄지만 부모님 만나고 싶어요"

by박은별 기자
2013.01.31 15:28:46

사진=권욱 기자. 31일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스노보딩 경기에서 미국 스노우보딩팀의 핸리 미스(23, Hanry Meece)가 경기를 마치고 부모님과 포옹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이제는 부모님을 만나고 싶어요.”

31일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스노보딩 결승전이 한창인 알펜시아리조트. 스노보딩 상급자 레이스에 출전한 미국 대표 헨리 미스(23)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눈발을 날리며 안정적인 자세로 슬로프를 내려온 헨리 미스. 금메달 유망주로 대표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그지만 아쉽게 매달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1차 레이스 51.98초, 2차 레이스서 52.68초, 합계 1분44초66의 기록. 1등과는 20여초차로 같은 디비전에 속한 8명의 선수 중 6위에 그쳤다.

금메달을 목표로 달려 온 그이기에 아쉬울 수 밖에 없는 기록. 그래도 넘어지지 않고 멋지게 완주한 그를 관중들은 환호로 격려했고 코치진과 부모는 자랑스러운듯 그를 꽉 끌어안았다.

“꽤 좋았어요.(pretty good)” 비록 시상대에 설 순 없었지만 헨리 미스는 속상해하지 않았다. 또 다른 바람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부모님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그에겐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 미국으로 입양된지 23년째. 한국에서 태어나 몇 달간 신생아 합병증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그는 이듬해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부부에게 입양됐다. 그의 양어머니는 장애를 가진 그를 위해 4년간 거의 모든 생활을 포기하다시피 하며 그를 보살폈다.

양부모의 정성만큼 헨리 미스는 건강하게 자라났다. 어릴 때부터 뛰어난 운동 감각을 보여주었고 고교 재학 중 스노보딩을 시작해 이젠 미국 스노보딩 대표팀까지 발탁됐다. 그에게 스노보딩은 세상과 소통의 통로이자 인생에 자신감을 갖게 해준 것이었다.

그리고 참가하게 된 이번 평창스페셜올림픽. 고향을 찾는 여정이라는 점에서 그에겐 더욱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그는 대회기간 내내 한국 음식을 먹어보고 민속촌을 둘러보며 한국의 맛을 몸소 느꼈다. 뿐만아니라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친부모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품고 있있다.

헨리는 “언젠가는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회 기간에 나를 낳아준 친부모를 만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지만 꼭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헨리 미스의 어머니 낸시는 “핸리의 스페셜올림픽 출전은 그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자 자랑스러운 상징”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스스로의 장애에 대해 더 편하게 받아들이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올림픽 정신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으면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