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축구 전설 3인방... 한국에 대한 인상은 정반대
by허윤수 기자
2023.08.10 15:56:38
한일 월드컵에서 호나우지뉴의 브라질은 우승한 인연
칸나바로, 마테라치의 이탈리아는 한국에 패한 악연
| (왼쪽부터)파비오 칸나바로, 마르코 마테라치, 호나우지뉴가 대한민국을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호나우지뉴(오른쪽), 마르코 마테라치(가운데), 파비오 칸나바로가 10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유소년 축구 클리닉, 한국 문화 체험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2023.8.10 nowwego@yna.co.kr/2023-08-10 12:40:00/<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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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세계 축구를 휘어잡았던 전설 3인방이 대한민국을 찾았다.
호나우지뉴(43·브라질), 파비오 칸나바로, 마르코 마테라치(이상 50·이탈리아)는 10일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축구 사업을 전개하는 라싱시티그룹과 국내 여행사 트래블링의 주관으로 내한한 이들은 유소년 축구 클리닉, 한국 문화 체험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12일 출국한다. 오는 10월엔 한국 축구 전설까지 참가해 레전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번에 방한한 전설의 면면은 화려하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 AC밀란(이탈리아) 등에서 활약했던 호나우지뉴는 화려한 발재간으로 재능을 뽐냈다. 2004년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2005년엔 FIFA 올해의 선수상에 발롱도르까지 거머쥐었다.
칸나바로와 마테라치는 이탈리아 빗장 수비의 상징이었다. 유벤투스(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을 거쳤던 칸나바로는 중앙 수비수 치곤 작은 176cm의 신장에도 뛰어난 수비력과 영리함으로 극복했다. 2006 FIFA 독일 월드컵에서는 주장으로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해 발롱도르까지 품에 안았다.
마테라치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페루자, 인테르 밀란(이상 이탈리아) 등에서 뛰었다. 칸나바로와 함께 이탈리아의 수비진을 지키며 2006 독일 월드컵 우승을 함께 했다. 특히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헤더 동점 골을 터뜨렸고 지네딘 지단(51)의 퇴장을 유도하기도 했다.
세 사람 모두 2002 FIFA 한일 월드컵을 통해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호나우지뉴는 5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다. 반면 칸나바로는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나섰으나 한국과의 16강전에서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조별리그 1경기에 출전했던 마테라치는 벤치를 지켰다. 두 선수 모두 그라운드 밖에서 이탈리아의 탈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한국에 대한 기억도 상반됐다. 먼저 호나우지뉴는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는데 다시 오게 돼 기쁘다”며 “한국 축구는 단기간에 많은 발전을 했고 현재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마테라치는 “호나우지뉴에게는 좋은 기억이겠으나 난 그다지 유쾌한 기억이 아니었다”라고 웃었다. 페루자 시절 동료였던 안정환(47)에 대한 물음에도 “아주 좋은 선수였으나 2002 월드컵에서 우리를 이겼기에 좋은 기억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약 20년 전의 기억을 떠올려 봐도 한국은 좋은 실력을 지녔다”며 “월드컵을 치를수록 나은 모습을 보였다”라고 칭찬했다.
칸나바로는 “한국에 다시 오게 돼 기쁘다”며 “한국 팬은 정말 열정적이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2002 월드컵 이후를 생각하면 한국 축구는 더 많은 발전을 했다”며 “좋은 유소년 시스템과 한국 축구 팬의 열정과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역대 최고의 한국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엔 “한국과의 16강전에서 뛰지 못했기에 답하지 않겠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칸나바로와 마테라치는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 패배의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두 선수가 뛰었다면 결과가 바뀌었을 것으로 생각하냐는 물음에 칸나바로는 주저 없이 “물론이다”라며 웃었다. 마테라치 역시 “당연하다. 아주 쉬운 질문이다”라고 답했다.
칸나바로와 마테라치가 한국과의 악연을 떠올렸으나 팬을 대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호나우지뉴보다 하루 늦은 9일 입국한 두 사람은 공항에 마중 나온 팬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 팬 서비스를 진행했다.
칸나바로는 “팬들에게 서비스를 해드리는 건 당연하다”며 “시간상 다 못 해 드릴 수도 있으나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마테라치 역시 “공항에서 오랜 시간 기다려 주신 팬들에게 감사했기 때문이다”라며 “이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