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만약애]뒤바뀐 시즌 데이터에 무너진 두산

by정철우 기자
2010.09.30 21:47:48

▲ 두산 정재훈이 연장 10회초 이대호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승부가 갈린 연장 10회초. 두산은 투수교체 후 쐐기점을 내줬다. 아픔과 충격이 두배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시즌 데이터가 우선된 기용이었다. 불리한 투수를 빼고 강한 투수를 기용했지만 시즌과는 정 반대 결과가 나왔다.

10회초 롯데 선두타자는 김주찬이었다. 어떻게든 출루를 막아야 했다. 9회초 2사 후 등판한 고창성은 투구수가 10개에 불과했다. 좀 더 끌고갈 수 있는 투구수였다.

하지만 김주찬을 상대로 시즌 성적이 너무 좋지 못했다. 3번 상대해 2개의 안타를 얻어맞았다.

김주찬은 도루 능력이 빼어난 타자다. 1점도 내줘선 안되는 연장 승부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선두타자였다.

반면 정재훈은 올시즌 김주찬을 3타수 무안타로 확실하게 제압했다. 다만 걸림돌이 있었다면 전날(29일) 경기서 투구수가 36개나 됐다는 점. 그리고 결과(2이닝 2실점)도 썩 좋지 못했다는 점이다.

고창성은 전날만은 못했지만 9회 황재균을 좌익수 플라이로 솎아내며 위기를 넘긴 바 있다.

결과는 두산 벤치의 의도와 반대로 흘러갔다. 정재훈은 김주찬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롯데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두산 벤치는 또 한번 결단의 순간을 맞이한다. 조성환과 승부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갈림길이었다.

정재훈은 조성환에게 1타수1안타를 허용했다. 반면 이대호는 2타수 무안타로 막아냈다.

결정은 고의사구였다. 두산은 시즌 내내 고의 사구가 6개에 불과했다. 그 중 정재훈이 절반인 3개를 기록했다.

두가지 의미가 있다. 두산은 승부를 우선하는 팀이다. 그리고 정재훈은 주자를 모아 놓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지닌 투수라는 믿음을 함께 받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최악의 수가 됐다. 이대호는 정재훈을 좌중월 스리런 홈런으로 두들겼다. 그렇게 '대한민국 4번 타자'를 자극한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보여줬다. 두산의 승리는 그 순간 공중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