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럽고 따뜻하게"…'실종느와르M'이 죽음을 다루는 법

by양승준 기자
2015.03.23 15:20:53

배우 박희순(왼쪽부터)과 조보아, 박소현, 김강우가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서울 호텔에서 열린 OCN 새 토요드라마 ‘실종느와르 M’(극본 이유진, 연출 이승영)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우리 드라마는 죽음을 존중의 시선으로 바라볼 생각이다. 이를 위해 부검실도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려 했다. 끔찍하고 피투성이인 시신 대신 성스럽게 죽음을 다루는 과정이 펼쳐질 거다.”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실종느아르M’을 연출하는 이승영 PD의 말이다. 이 PD는 ‘텐’과 ‘별순검’ 시리즈로 범죄 추리 전문 연출가로 정평이 나 있는 제작자.

이 PD는 이번 드라마에서는 ‘실종’을 화두로 잡았다. 이 PD는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대부분의 범죄극은 사람이 죽어야 이야기가 시작하는데, 이 드라마는 사람이 없어지는 걸로 시작한다”며 “기존의 범죄극과 달리 마지막에 실종된 사람과 만나면서 의미를 찾아가는 방식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실종이 지닌 그리움의 정서와 추격이란 긴장감을 동시에 줄 수 있어 실종을 주제로 수사극을 만들었다”는 게 이 PD가 밝힌 기획의도다.

배우 박희순(왼쪽)과 김강우가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서울 호텔에서 열린 OCN 새 토요드라마 ‘실종느와르 M’(극본 이유진, 연출 이승영)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실종느와르M’은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미스터리 실종 범죄 수사극이다. FBI 수사관 출신의 천재 형사 길수현(김강우 분)과 20년 차 경력의 베테랑 형사 오대영(박휘순 분)이 끝나지 않은 사건을 풀어가는 과장을 그린다. 치밀한 두뇌싸움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김강우와 동물적인 감각과 촉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박희순의 상반된 매력을 볼 수 있다.

드라마는 거의 사전제작으로 이뤄졌다. 촬영 50% 이상이 첫 방송 전에 끝났다. 이 PD는 “사전제작이라 중·후반으로 갈수록 시간에 쫓겨 완성도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우들의 연기 변신도 흥미롭다. 김강우는 천재형사로 나온다. 열 살이 되기 전 미적분을 익혀 하버드에 입학하고 수학과 물리학에 박사학위를 딴 인물이다.

김강우는 “캐릭터가 비현실적이라 좀 더 시청자에 다가가기 위해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며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좀 더 친밀감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전에는 항상 밑바닥에서 치고 싸우는 형사 역을 주로 맡았는데 이렇게 신분 상승해 좋다”며 “천재 형사로서의 무게감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농담도 보탰다.

박소현은 오랜만에 의학드라마 외출에 나섰다. 박소현은 극 중 부검의인 강주영을 연기한다. 1994년 MBC ‘종합병원’ 후 20여 년 만에 의사 가운을 다시 입었다. 박소현은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외과의사가 아닌 부검의라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배우 외에 조보아가 해커출신의 경찰청 사이버 안전국 경장 진서준 역을 맡아 드라마에 힘을 보탠다. 28일 오후 11시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