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의 품격"..안병훈, 신한동해오픈 단독 2위 출발

by김인오 기자
2015.09.17 16:37:14

안병훈이 17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 15번홀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사진=신한금융그룹)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역시 ‘월드클래스’는 달랐다. 유럽과 미국 무대를 두루 경험한 안병훈(24)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31회 신한동해오픈 첫날 경기를 선두권으로 마감했다.

안병훈은 17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1·6953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난코스임에도 버디 6개를 솎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냈다.

1라운드 합계 5언더파 66타를 적어낸 안병훈은 이동민(30·바이네르)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올해 두 번째 우승이자 국내 무대 첫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안병훈은 올해 유럽프로골프투어 메이저급 대회인 BMW PGA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을 거두며 한국 남자골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세계랭킹도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56위다.

국내 대회 출전은 지난 2012년 4월 경기도 이천에서 열렸던 유럽프로골프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눈에 익지 않은 환경이지만 특유의 장타력과 자로 잰듯한 퍼트 실력을 뽐내며 거침없이 타수를 줄여나갔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안병훈은 11번홀(파4)에서 기분 좋은 첫 버디를 잡아낸 후 13번, 1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선두권으로 질주했다. 15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1타를 잃었지만 약이 된 실수였다. 18번홀(파4) 버디로 타수를 만회하더니 후반 9개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잡아내 결국 단독 2위로 기분 좋게 홀을 벗어났다.

주최 측인 신한금융그룹은 이날 24번째 생일을 맞은 안병훈을 위해 깜짝 생일 파티를 열어줬다. 안병훈은 “동반자들과 편하게 경기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린이 빨라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행히 퍼트가 잘 들어가줬다”며 1라운드를 정리했다.



이날 안병훈은 파5홀 3곳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그는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낸 것은 그만큼 컨디션이 좋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모두 쉽지 않은 홀들이었다. 투온은 없었고, 세컨 샷을 그린 주변까지 보낸 후 가까운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장에는 ‘핑퐁커플’로 유명한 자오즈민 씨가 아들을 위해 라운드를 따라 돌았다. 안병훈은 “아버지(안재형)는 바쁘셔서 오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어머니가 오셨는데 부담감 보다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3승을 올리며 상금왕에 도전하는 김경태(29·신한금융)도 2언더파 69타로 무난한 하루를 보냈다.

안병훈과 함께 동반한 김경태는 “장타도 장타지만 쇼트 게임도 잘하고 퍼트도 잘 하더라. 게다가 위기관리능력도 뛰어났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것 같다”며 안병훈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단독 선두에 오른 이동민은 지난주 한국오픈에서 공동 3위를 차지했을 때 보여준 샷 감각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날 버디를 7개나 뽑아낸 이동민은 “아직 사흘이나 남아 있고 변수가 많아서 오늘처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며 “아직 우승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지만 오늘 같은 느낌이면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빠르고 어려운 그린이 나와 잘 맞기 때문이다”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