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보스턴에 가장 알맞은 선수, 엘스버리 떠나면 잡아야"

by정재호 기자
2013.11.12 17:05:44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월드시리즈(WS) 패권을 차지한 명문 보스턴 레드삭스가 자유계약선수(FA) 추신수(31)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보스턴 레드삭스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인 ‘오버 더 몬스터’는 “2013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생산적이었던 보스턴 외야진이 추신수의 가세로 보다 까다롭고 완벽한 진용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1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재코비 엘스버리(중견수), 셰인 빅토리노(우익수), 대니얼 내버-조니 곰스(좌익수)’로 구성된 보스턴 외야진은 2013년 WS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fWAR(팬그래프닷컴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에서 15.7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축적했고 합계 타율/출루율/장타율(0.287/0.358/0.444)이 리그 평균보다 19%가 높았다.

더 바랄 것 없는 외야진에 변화가 예고되는 건 엘스버리가 FA로 풀려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시내티 레즈의 한국인 타자 추신수가 타석에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보스턴은 되도록 엘스버리와 재계약하고 싶다는 입장이지만 시장가격이 너무 치솟아 잔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다행인 점은 빅토리노, 내버, 곰스 등이 건재하고 유망주인 미래의 중견수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23)가 엘스버리의 공백을 최소화하면 어느 정도 자체 해결이 된다.

그럼에도 자체 해결보다는 새얼굴 영입이 현명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뛰어난 외야수들이 이번 FA시장에 대거 나온 상태고 브래들리 이후의 외야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꺼림칙하다.

만약 브래들리가 기대만큼 못해줄 경우 대체 선수를 찾지 못해 헤매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엘스버리가 보스턴을 떠나면 공격력을 만회해줄 검증된 베테랑 외야수를 영입하는 쪽이 바람직한데 지금과 미래의 보스턴이 필요로 하는 가장 알맞은(best fit) 선수는 다름 아닌 추신수”라고 매체는 밝혔다.

추신수가 매력적인 이유는 크게 4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리드오프(1번타자) 추신수는 2013시즌 삼진 빈도수를 크게 줄이는 한편 볼넷 숫자를 늘려 득점 생산력의 질을 한층 높였다.



올해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에서 삼진비율을 생애 2번째로 좋은 18,7%대로 묶었다. 반면 볼넷 비율은 믿을 수 없는 15.7%를 찍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는 겉절이에 불과하고 진짜 기록은 추신수의 ‘조정득점 생산력(wRC+)’으로 2007년 이후 매 시즌 130을 상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풀타임 선수로 올라선 뒤 시즌당 팀에 평균 3.8승을 안겨주는 외야수로 거듭나 전문가들은 그 효율성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둘째 추신수의 인내심과 선구안이다. 그는 내셔널리그(NL)에서 2번째(전체 8위)로 공을 많이 보는 타자였다. 가뜩이나 까다로운 보스턴 타선의 최상단에 서서 상대 투수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셋째 ‘텍사스 리거스 일러스트레이츠’가 제공한 스프레이 차트에 따르면 추신수는 밀어치기 능력이 뛰어난 좌타자로 펜웨이파크의 좌측을 버티고 있는 그린몬스터와 궁합이 아주 잘 맞을 것으로 분석된다.

추신수처럼 밀어치기에 능한 타자라면 다른 구장에서는 외야 플라이로 그칠 타구가 펜스를 맞고 나오며 안타나 2루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홈런숫자에서는 다소 손해를 볼 소지가 있다는 점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수비면에서도 추신수의 가세는 보스턴에 도움이 된다. 추신수가 위대한 수비수는 아니지만 매일 중견수를 맡을만한 능력을 보여줬다. 보스턴에서는 우익수로 옮겨 기존 우익수인 빅토리노를 중견수로 기용하는 등의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을 걸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문제는 엘스버리만큼 치솟은 몸값에 있다. 매체는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추신수에 최하 1억달러 장애물을 설치해놓았다”며 “아무리 추신수가 좋아도 1억달러는 다소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언급했다.

“추신수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재계약한 헌터 펜스(5년 9000만달러) 수준이 적당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현재 분위기상 엘스버리의 몸값이 추신수에 비해 연평균 3-500만달러 정도 높고 계약기간이 길며 부상에 따른 위험부담도 클 것으로 보여 같은 값이면 엘스버리보다 추신수가 낫다”고 결론 내렸다.

“추신수는 엘스버리처럼 리그 최우수선수(MVP)급이 아니지만 꾸준함과 몸값, 방망이의 질, 팀 공헌도 등에서 이점이 충분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