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 '완판남' 프로야구에도 있다!

by박은별 기자
2015.08.11 13:59:24

이대형. 사진=kt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완판남’, ‘완판녀’. 드라마나 연극 등 방송매체에서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옷이나 액세서리 완전히 다 팔리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프로야구에도 이런 ‘완판남’이있다.

사회인 야구인(게임원 리그에 등록된 인원)만 약 40만 명, 여기에 초·중·고·대학교 아마추어 야구인도 8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야구 시장. 프로 선수들이 착용하는 글러브와 배트, 스파이크 같은 야구 기본 장비는 물론 선글라스, 아대, 목걸이, 암가드, 풋가드 등 다양한 액세서리들이 특히 인기다.

인기 선수가 차는 용품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구입해 마치 도플갱어처럼 뛰는 사회인 야구 선수는 어느 팀이든 꼭 한 명씩은 있다. 배트의 경우엔 사회인 야구에선 나무가 아닌 알루미늄을 쓰는 터라 파급력이 적은 편이지만 40~50만원씩 하는 선수용 글러브는 사회인 야구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장비만큼은 프로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프로 선수들의 경우엔 배트를 제외한 모든 용품들은 스폰서가 지원해 주고 있다. 물론 용품 업계가 지원해주는 이유는 있다. 이들이 착용하면 그만큼 홍보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사회인 야구, 아마추어 리그에서 가장 용품 홍보 효과가 큰 건 류현진, 강정호, 추신수 등 메이저리거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의 인기도 만만치는 않다.

그렇다면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프로야구 완판남은 누가 있을까. 용품업체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통적으로 이름이 언급된 선수는 이승엽(삼성), 강민호(롯데), 이대형(kt), 김태균(한화) 등이다. 모두 각 팀의 간판스타다. 이 선수들이 착용하면 사회인 리그, 아마추어 시장까지 유행이 급속도로 퍼진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아무래도 언론 노출이 잦은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 선수들이 착용한 용품에 대한 문의가 유독 많고, 또 이 선수들에게 용품을 착용시킬 경우 홍보 효과도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대형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가 많다. 실력만큼이나 잘생긴 외모의 덕도 한 몫 한다. 어느 용품 회사든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할만큼 용품업계서 최고의 인기 스타다. 이승엽의 경우엔 일본 리그에서 뛰면서 일본 용품을 사용하다 국내 리그 복귀 후 국내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용품 업계서 인기가 커졌다는 귀띔이다.

선글라스 업체 루디 관계자는 “팀의 간판스타들에겐 모두 용품을 착용시키고 싶은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하루에 사진 10장만 찍혀도 성공적으로 본다. 이승엽, 강민호, 이대형 이런 선수들은 행동 하나 하나가 다 화제가 되기 때문에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 년에 2000장 이상은 사진이 나오는 선수들인데 그렇게 되면 파급효과가 없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용품은 아마추어, 사회인 리그에서만 팔리는 것이 아니다. 여성 팬들도 구입 문의가 많다. 이대형, 오지환(LG) 등 꽃미남 스타들의 용품은 특히 여성 팬들에게 인기다.

조이리 관계자는 “은근히 여성 팬들이 많이 사간다. 직접 글러브를 쓰기보다 선수 글러브 모델에 직접 사인을 받아서 소장하고 싶은 여성 팬들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LG에선 오지환의 인기가 요즘 최고라는 귀띔이다. 샷닥터 관계자는 “오지환은 팬층이 정말 두텁다. 차고 나오는 걸 많이 사고 문의도 많다. 그리고 이대형의 경우엔 페이스북 등 SNS에서 팔로워가 워낙 많다보니 제품 착용 인증 샷을 남겨주는 것만으로 만 명 이상이 와서 보고 가고 문의도 많아진다”고 말했다.

또 한 예로 지난해 인천아시아게임에서 오재원이 훈련장에서 글러브를 잃어버린 일이 있었다. 그 사건과 글러브 사진이 보도된 후 업체는 깜짝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이후 100개 이상의 글러브가 불티나게 팔렸고 그중 상당수가 오재원의 여성 팬들이었다는 후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선수가 쓰는 용품은 ‘믿고 산다’는 이야기도 있다. 주인공은 LG 박용택이다. 특히 선수들의 무기라 할 수 있는 배트에 대한 그의 예민함과 철저함 때문이다.

A배트사 관계자는 “박용택 선수의 배트는 특히 2군 선수들이 주문을 많이 한다. 워낙 배트에 예민한 선수라서 그렇다. 방망이의 질은 물론이고 5g의 차이까지 잡아내는 선수다. 박용택이 사용하는 배트는 절대 나쁠 수 없다는 걸 관계자들은 다 알고 있다. 김태균과 정근우도 배트를 까다롭게 고르는 편이라서 동료 선수들도 믿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회인 야구인들을 지도하고 있는 송명섭 천호 야미사 베이스볼 아카데미 대표는 “각팀 프렌차이즈 스타들의 용품은 어느 팀이든 볼 수 있다. 특히 LG 팬층이 두터워서 우규민, 오지환, 박용택 정성훈 등 LG 선수들의 용품은 언제나 인기가 많은 편이다”면서 “고가의 배트나 글러브, 스파이크보다는 암가드, 풋가드, 스포츠 팔찌, 헤어 밴드, 암슬리브 이런 용품들은 스타가 차고 나오면 엄청 관심이 많고 금방 다 팔려버려 구하기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