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주역 꿈꾸는 레베카김-키릴 미노프 "정말 잘하고 싶었다"
by이석무 기자
2015.02.12 16:56:21
| 한국 아이스댄싱 종목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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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아이스댄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김레베카(17)-키릴 미노프(22·러시아)가 국내팬들앞에서 태극마크를 향한 꿈을 표현했다.
김레베카-미노프는 1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 쇼트댄스에 출전했다.
기술점수(TES) 23.53점과 예술점수(PCS) 23.01점을 더한 총점 46.54점. 출전한 13팀 가운데 9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치른 첫 국제대회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이날 받은 46.54점은 올 시즌 두 차례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받은 쇼트댄스 점수(4차 대회 46.14점, 5차 대회 45.66점)보다 높은 점수였다.
김레베카는 한국 국적이고 미노프는 러시아 국적이다. 무역업을 하는 아버지가 리투아니아에 정착하면서 김레베카도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귀화를 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계속 유지해왔다. 리투아니아 피겨 선수권대회에서 1위에 오른 적도 했지만 한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우승을 공식 인정받지 못했다.
2012년 아이스댄싱 선수로 전향해 미노프와 팀을 이룬 김레베카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페어스케이팅이나 아이스댄스의 경우 두 선수의 국적이 다를 경우 한쪽을 선택해 출전할 수 있다.
단순히 참가가 목표가 아니다.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실력을 겨룰 수준이 된다. 지난해 3월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선 6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올시즌에는 시니어 그랑프리에 데뷔해 돈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을 쌓고 있다.
첫날 경기를 마친 김레베카는 한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그전에는 받아본 적이 없는 환호였다.
김레베카는 “원래 경기를 앞두고는 긴장을 많이 해 손발이 떨리기도 하는데, 한국에서 열린 대회라 그런지 굉장히 마음이 편했다”라며 “다른 경기에서는 거의 박수를 받지 못하는데, 오늘 팬들의 박수는 정말 최고였다. 어느 대회보다도 잘하고픈 마음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노프도 “링크에 들어오자마자 쏟아진 큰 박수가 정말 좋았다”라며 “한편으로는 팬들 앞에서 더 잘하고픈 마음에 오히려 걱정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만족스러워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김레베카는 “점수가 높지 않고 부족하다”면서 “기술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미노프도 “기술적으로 그리 잘한 것 같지는 않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쇼트 댄스 1위는 70.38점을 받은 매디슨 초크-에번 베이츠(미국)가 차지했다. 마야 시부타니-알렉스 시부타니(미국·69.65점), 케이틀린 위버-앤드루 포제(캐나다·68.31점)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