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4선발 불가피? '프라이스 다저스 이적설' 재점화
by정재호 기자
2014.06.25 17:28:03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지난 오프시즌 내내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를 후끈 달궜던 ‘좌완특급’ 데이비드 프라이스(28·탬파베이 레이스)의 LA 다저스 행 가능성이 다시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지역신문인 ‘매스 라이브’는 한 달여 앞으로 바짝 다가온 2014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긴급 점검한 기사를 통해 “탬파베이 레이스가 에이스 프라이스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고 가장 유력한 팀으로 다저스가 떠오르고 있다”고 25일(한국시간) 밝혔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탬파베이 측이 프라이스 트레이드를 오픈했고 적절한 카드라면 미련 없이 보내줄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당장은 아닐지라도 이날부터 다가올 8월1일까지 프라이스가 다른 유니폼으로 갈아입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신문은 못 박았다.
시즌 전 죽음의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우승후보 중 하나라던 탬파베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고 시카고 컵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보다 못한 메이저리그 최저승률(31승48패) 꼴찌 팀으로 되돌아갔다.
25일 현재 4할 승률에 못 미치는 구단은 탬파베이(0.392)가 유일하다.
|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198cm의 큰 키에서 강속구를 내리꽂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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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지난겨울 내내 이적이 타진됐던 프라이스의 트레이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치가 최고조일 때 하루 빨리 내다파는 게 좋다. 더구나 프라이스는 자유계약선수(FA)까지 1.5년밖에 남지 않아 ‘저비용 고효율’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스몰마켓의 탬파베이 입장에서는 시간이 촉박해졌다.
올 시즌 프라이스는 ‘16경기 5승7패 평균자책점(ERA) 3.81 115.2이닝 133탈삼진’ 등을 기록하고 있다. 언뜻 보면 그동안의 명성에 못 미치는 평범한 성적 같지만 사실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과거보다 굉장한 발전한 희망적인 재발견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로케이션(제구)이다. 9이닝당 볼넷이 불과 1.01개로 이 부문 필 휴스(27·미네소타 트윈스)에 이은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올라있다.
로케이션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류현진(27·LA다저스)이 23위(1.97개)에 올라있는 걸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다. 불같은 강속구로 대변되던 프라이스가 지난해 이후 급격하게 좋아진 완벽한 로케이션까지 갖추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탈삼진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9이닝당 탈삼진 수가 10.35개로 좌완 1위이자 다르빗슈 유(27·텍사스 레인저스, 11.02개), ‘국보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5·워싱턴 내셔널스, 10.89개)에 이은 3위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위력이 여전하다.
평균 10개가 넘는 선수는 뒤이어 맥스 쉬어저(29·디트로이트 타이거스, 10.27개)와 다나카 마사히로(25·뉴욕 양키스, 10.04개)까지 5명뿐이다.
아직 누구 하나 포기할 단계가 아닐만큼 그 어느 해보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순위다툼이 전개되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대혼전 양상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한 달간 프라이스 쟁탈전이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이는 배경이다.
이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구단으로 다저스가 지목됐다. 신문은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 프라이스 영입전에 다저스가 최선두에 서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첫째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이고 둘째는 막강한 자금력, 세 번째로 풍부한 유망주 자원이 꼽혔다.
다저스는 이미 ‘클레이튼 커쇼(26)-잭 그레인키(30)-류현진-조시 베켓(34)-대니 해런(33)’으로 이어지는 최강의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는데 또 프라이스라니 의아할 수 있다.
| 류현진이 공을 받은 후 어딘가를 응시하며 걸어가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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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프라이스는 미래를 향한 포석의 개념으로 올 시즌 뒤 베켓과 해런이 나란히 FA로 풀리게 돼 그 빈자리를 프라이스 카드로 미리 대비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물론 프라이스는 당장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준비하는 최고의 무기이기도 하다. 6월 이후 페이스가 올라가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3게임까지 압박한 상황에서 ‘커쇼-그레인키-프라이스’ 3강 체제는 그야말로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FA까지 1.5년이 남은 프라이스를 데려가려면 거액의 장기계약으로 그를 묶어둘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도 다저스가 최적격이다.
탬파베이를 유혹할 만한 유망주 카드는 다른 팀에서도 얼마든지 제시할 수 있으나 그 이후가 문제다. 단 1.5년만 쓰려고 팀내 최고 유망주들을 쉽게 포기할 구단은 없다.
결국 트레이드 뒤 프라이스와 6-7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채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 구단은 다저스와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컵스 정도로 그중 다저스는 단연 으뜸이다.
양키스와 보스턴은 탬파베이와 같은 지구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고 컵스는 아직 2년 이상 리빌딩이 필요해 보여 선뜻 어울리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다저스는 탬파베이에서 군침을 흘릴 만한 외야수 작 피더슨(22)과 유격수 코리 시거(20), 우완투수 잭 리(22) 등의 유망주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안성맞춤이다.
특히 ‘맷 켐프(29), 야시엘 푸이그(23), 안드레 이디어(31), 칼 크로포드(32)’ 등으로 넘쳐나는 외야진을 염두에 두면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음에도 좀처럼 들어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피더슨이 프라이스의 트레이드 파트너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피더슨은 올 시즌 트리플A에서 슬래쉬 라인(타율-출루율-장타율) ‘0.320/0.438/0.570’ 등과 ‘17홈런 42타점 20도루’ 등을 마크하고 있다. 이에 신문은 “트리플A 퍼시픽 코스트리그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있는 중”이라고 치켜세웠다.
자타가 공인하는 좌완특급 프라이스가 다저스에 가세할 경우 류현진은 어쩔 수 없이 4번째 선발 자리로 밀릴 수밖에 없다. 순서를 떠나 빅리그 진출 2년 만에 WS 우승을 경험할 절호의 기회를 맞는다는 점에서는 프라이스의 합류가 이보다 더 반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