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원핸드 백핸드' 바브린카, 조코비치 독주 대항마 등장
by이석무 기자
2015.06.08 15:03:22
 | 세계 최고의 원핸드 백핸드 샷을 자랑하는 스위스의 스탄 바브린카. 사진=AFPBBNews |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원핸드 백핸드 샷의 일인자’ 스탄 바브린카(30·스위스)가 노박 조코비치(28·세르비아)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며 남자 테니스의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바브린카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 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를 세트스코어 3-1(4-6 6-4 6-3 6-4)로 물리치고 지난해 호주오픈에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일궈냈다. 우승상금은 무려 180만 유로(약 22억5000만원)이나 됐다.
결승전을 앞두고 거의 모든 전문가는 조코비치의 손쉬운 우승을 점쳤다. 조코비치는 8강에서 ‘프랑스오픈의 제왕’ 라파엘 나달(29·스페인)을 3-0으로 꺾는 저력을 보여줬다. 4강에선 역시 우승후보인 앤디 머레이(28·영국) 마저 제압했다.
게다가 바브린카는 이 경기 전까지 조코비치를 상대로 3승17패로 절대 열세였다. 누가 보더라도 조코비치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브린카는 상대전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조코비치를 누르고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바브린카의 우승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다. 오랜 기간 로저 페더러(스위스)-라파엘 나달(스페인)-조코비치의 ‘삼국지’였던 남자 테니스는 최근 조코비치가 천하통일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페더러는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전성기에서 확실히 내려왔고 나달은 고질적인 부상 후유증으로 예전의 기량이 아니다. 머레이가 최근 떠오르고 있지만 조코비치의 라이벌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바브린카의 급부상은 세계 남자테니스 판도에 큰 영향을 줄 변수다. 1985년생으로 적은 나이가 아닌 바브린카는 불과 2년전만 해도 페더러의 복식 파트너 또는 스위스의 2인자 정도로 받아 들여졌다.
하지만 지난해 호주오픈 우승을 계기로 바브린카는 부쩍 성장했다. 투박한 면은 있지만 힘으로 압도하는 우직한 스타일에 팬들은 매료됐다. 특히 투핸드 백핸드 샷이 대세가 된 현대 테니스에서 고전적인 원핸드 백핸드 샷으로 상대를 압도해 더욱 눈길을 끈다.
조코비치도 결승전을 마친 뒤 “오늘 바브린카의 원핸드 백핸드 샷은 내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빼어났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바브린카는 이번 대회에서 1,2번 시드였던 조코비치와 페더러를 모두 물리치고 의심할 여지 없는 완벽한 우승을 일궈냈다. “내 생애 최고의 경기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랭킹도 9위에서 단숨에 4위로 끌어올리며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