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재호 기자
2014.01.21 17:27:24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에 새둥지를 튼 추신수(31·텍사스 레인저스)로 인해 헌터 펜스(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계약이 훨씬 돋보이게 됐다는 평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국 케이블뉴스 ‘CNN’ 계열의 유명 스포츠잡지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겨울 보고서’라는 특집기사에서 “헌터 펜스의 5년 9000만달러짜리 연장계약은 이후 드러난 추신수(7년 1억3000만달러), 재코비 엘스버리(30·뉴욕 양키스, 7년 1억5300만달러) 등과 비교해서 훨씬 나아 보인다(looks even better)”고 21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당초 추신수, 엘스버리 등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자웅을 겨룰 것으로 기대됐던 펜스는 FA시장으로 나오기 직전인 지난 2013년 9월29일 소속팀 자이언츠와 5년 9000만달러(약 959억원)에 재계약했다.
이 계약은 앞선 제이슨 워스(34·워싱턴 내셔널스, 2010년 12월 7년 1억2600만달러) 것과 함께 추신수 딜의 최저 가이드라인으로 설정된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잠깐 추신수 영입을 고려했으나 이내 포기하고 기존 펜스에 오른손 거포인 마이클 모스(31)를 1년 600만달러에 영입해 외야진 재구성을 마무리했다.
이후 껑충 뛴 추신수와 엘스버리의 몸값이 현실화되며 결과적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이 옳았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SI는 “펜스의 31살부터 35살 시즌을 커버하게 될 5년 9000만달러는 뒤따라 자신보다 한 살이 많은 추신수에게 주어진 7년 1억3000만달러(약 1385억원)와 비교해 훨씬 나아 보인다”며 “부상이 잦은 엘스버리도 1억5300만달러를 받았고 심지어 뉴욕 메츠는 오는 3월 33살이 되는 커티스 그랜더슨(32)에게 4년 6000만달러를 줘야 했다”고 평가했다.
돈도 돈이지만 펜스가 추신수 등보다 나은 면이 있는 외야수라는 사실은 ‘나이와 내구성’ 등 2가지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펜스와 비교선상에 있던 ‘추신수, 엘스버리, 카를로스 벨트란(36·뉴욕 양키스), 그랜더슨, 넬손 크루스(33·FA)’ 등 5명 가운데 펜스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는 엘스버리(5개월 차이) 뿐이다.
꾸준함에 있어서도 “펜스가 지난 4년간 ‘내구성의 모범(model of durability)’으로 각광받는 사이 위의 다섯 선수들은 상당기간을 부상으로 뛰지 못한 전력이 있다”고 꼬집었다.
펜스의 튼튼함은 정평이 나 있다. 그는 ‘더 스릴’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윌 클락(49)의 1988시즌 이후 자이언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전 경기를 출장했다.
선발출장 기준(170경기 연속 눈앞)으로는 1954년 앨빈 다크 이후 무려 59년만의 금자탑을 쌓아 자이언츠 팬들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펜스는 풀타임 메이저리그 6년 커리어 동안 한 시즌 평균 158경기를 뛰었다. 부상자명단(DL)에 오른 건 루키시절이던 2007년 단 한 번뿐이다. 당시 2루 베이스로 슬라이딩을 하다 다친 손목 때문에 유일한 오점을 남겨야 했다.
이렇듯 펜스는 위대한 선수는 아닐지 몰라도 좋은 선수라는 사실에 대다수 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있다. 생애 최고의 시즌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쳤던 지난 2011년으로 그해 타율/출루율/장타율이 ‘0.314/0.370/0.502’의 특급 수준을 나타냈다.
이런 점들을 두루 생각한다면 펜스의 5년 9000만달러 재계약이 현명한 투자로 매듭지어진다.
한편 펜스는 한국야구 팬들에게 류현진(26·LA다저스)의 천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펜스는 지난해 류현진과 맞대결에서 ‘14타수6안타 0.429 5타점 2루타 2개’ 등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