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시간 금식·권투까지…안병훈, 1년 만에 PGA 투어 복귀한 비결

by주미희 기자
2022.09.14 17:51:03

16일 개막 포티넷 챔피언십으로 PGA 투어 복귀
지난 시즌 PGA 투어 카드 확보 실패…콘페리투어 활동
콘페리투어 1회 우승 등 포인트 순위 13위로 시드 확보
권투로 스피드↑…18시간 금식으로 몸은 더 가볍게

안병훈(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몸을 가볍고 빠르게 만들고 싶어서 저녁 6시 이후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금식을 했어요. 7번 아이언이 10야드 정도 늘었는데 그건 권투를 한 덕분이죠.”

2022~23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카드를 다시 획득한 안병훈(31)이 오는 16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의 실버라도 리조트 앤드 스파에서 열리는 개막전 포티넷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안병훈은 2020~21시즌 페덱스컵 순위 164위에 머물며 125위까지 주는 PGA 투어 카드를 유지하지 못하고 2021~22시즌 2부투어인 콘페리투어로 강등됐다. 그러나 출전 3번째 대회였던 레컴 선코스트 클래식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차지하며 PGA 투어 재입성 가능성을 높였고, 시즌 포인트 최종 13위를 기록하며 25위까지에게 주는 PGA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6시즌 만에 난생 처음 콘페리투어로 떨어졌을 때는 “바닥을 쳤다”는 기분을 느꼈던 안병훈은 대회가 없는 기간 매일 오전 7시에 일어나 근력 운동과 권투로 몸을 만들었다. 덕분에 7번 아이언 비거리는 10야드 가량, 드라이버 스윙 스피드도 약 7마일 늘었다.

안병훈은 “거리를 늘리기 위해 힘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연습했다. 공을 세게 치는 훈련의 결과라기보다는 코스 밖에서 여러 훈련의 결과가 종합적으로 나타났다. 이전에는 뛰는 것도 싫어했던 내가 권투에 재미를 느껴 권투를 열심히 했다. 덕분에 스피드도 빨라졌고 상체 움직임도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하루에 약 18시간을 공복 상태로 유지했다. 아침에는 커피 한 잔만 마시고 일주일에 2~3회 유산소 운동을 했다. 안병훈은 “몸을 가볍고 빠르게 만들고 싶었다”며 “나이가 들면서 몸이 느려지고 굳어지는데 이런 운동이 도움이 됐다.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하려면 이런 습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병훈이 아들과 함께 권투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사진=안병훈 제공)
덕분에 1년 만에 빠르게 PGA 투어에 복귀한 안병훈은 “몇 년이 걸려 다시 복귀할 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프 시즌에 열심히 노력했고 콘페리투어 시즌이 시작할 때 몸 상태와 경기력이 많이 올라와 준비가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자신감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올해 1월에 코로나19에 걸리며 첫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고 3월부터는 손목 염증이 겹쳐 불안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렇지만 시즌 초반부터 우승을 하고 준우승도 한 차례 기록한 덕분에 빨리 PGA 투어 카드를 확보할 수 있었던 안병훈은 무리하지 않고 영리하게 시즌을 운영했다.

그는 16일 개막하는 2022~23시즌 개막전 포티넷 챔피언십부터 시즌을 빠르게 시작한다. 안병훈은 “가을 시즌에 많은 대회를 뛰어서 좋은 위치를 확보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PGA 투어 새로운 시즌 개막전 포티넷 챔피언십에는 PGA 투어에 처음 입성한 김성현(24)과 월요 예선을 통과한 노승열(31), 또 강성훈(35)까지 4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다. 임성재(24), 김주형(20), 이경훈(31), 김시우(27)는 오는 23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리는 미국과 국제 연합팀(유럽 제외)의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으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