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형 아이돌' 수안, 하루에 셀카 100장 찍는 이유[김현식의 돌담](인터뷰②)
by김현식 기자
2023.07.16 14:15:0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아이돌 뮤지션과 일대일 대담을 나누는 코너인 ‘돌담’(idol+談)을 통해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편집자 주>
“평소 위버스나 버블 같은 팬 플랫폼을 통해 팬들의 목소리를 잘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팬들에게 들려줄 만한 비하인드가 생기면 잘 기억해두려고도 하고 있고요. 활동하면서 셀카 사진도 열심히 찍어요. 상반신, 전신, 남찍사(남이 찍어준 사진) 등 다양한 스타일로 100장 정도 찍은 뒤 잘 나온 버전과 B컷을 추려 팬 플랫폼에 공유하죠.”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그룹 퍼플키스(PURPLE KISS) 멤버 수안(SWAN, 본명 박수진)은 아이돌로 살아가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냐고 묻자 “요즘은 팬분들과 소통을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수안은 자신의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노력형 아이돌’이자 ‘모범 아이돌’이다.
“연습생 땐 예쁘고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겉으로만 드러난 부분만 보였어요. 데뷔하고 나서 팬들과의 소통을 비롯해 디테일하게 공들여야 할 부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죠. 앞으로 팬들과 제가 서로 더 좋아하게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려고 해요. 본업을 잘해야 뿌듯해 하시니 라이브와 춤 연습도 계속해서 열심히 할 거고요.”
아이돌 활동에 진심인 수안은 음악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였다. 쉬는 시간마다 학교 곳곳에서 친구와 다비치의 노래를 따라부르곤 했단다. 가수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은 건 중학생 때다. 수안은 “현장 체험학습을 하던 날 학우들 앞에서 거미 선배님의 ‘유 아 마이 에브리씽’(You Are My Everything)을 부른 뒤 터진 환호성에 짜릿함을 느꼈다”고 당시의 기억을 회상했다.
그 이후 수안은 부모님 몰래 밴드 활동을 시작하며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전교 21등까지 올랐을 정도로 학업 성적이 우수했던 터라 부모님이 처음부터 음악의 길을 걷는 걸 적극 응원해주는 분위기가 아니었단다. 그러다가 얼마 뒤 어머니가 아버지 몰래 실용음악학원을 등록해줬는데, 그때 ‘1년 안에 기획사 오디션에 합격 못 하면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다행히 수안은 그 안에 5곳이 넘는 기획사에 최종 합격했고, 현 소속사인 RBW를 자신의 둥지로 택했다. 그리고 수안은 RBW에서 3년 반이 넘는 시간을 연습생으로 지냈다.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차례 했을 정도로 데뷔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단다.
“원래 연습생 여자 팀이 두 팀이었어요. 그런데 데뷔조 팀을 만들기 위한 평가 때 저와 같은 팀이었던 언니들이 다 떨어져서 저 혼자 다른 팀에 들어가는 상황을 맞게 되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죠. 음악적 스타일이 맞지 않아서 애를 먹기도 했고요. 또 그땐 평가가 전부인 것 같았던 인생이었기에 연습을 하다가 실력 향상이 안 될 때마다 좌절하곤 했어요. 그래서 그만하고 싶은 생각을 여러 차례 했지만 관두는 게 그렇게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이미 연습생 때부터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얼굴을 비췄다보니 부모님이 데뷔를 고대하기 시작한 상황이기도 했고요.”
수안은 “점점 새로운 팀 멤버들과 유대감이 쌓이고, 음악적 스타일도 맞아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데뷔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수안은 2021년 3월 퍼플키스 멤버로 정식 데뷔했고, 어느덧 햇수로 데뷔 3년차 아이돌이 됐다. 수안은 “가수를 관두려고 했던 수많은 경험을 거쳤기에 저에게 퍼플키스는 의미가 남다르고 깊은 팀”이라고 했다.
“퍼플키스는 전반적으로 음악을 많이 잘하는, 평균치가 높은 그룹이에요. 멤버 간의 관계성과 팀워크도 정말 좋아서 그런 부분이 예능 콘텐츠에 잘 나타나기도 하고요.”
팀에선 메인 보컬이자 막내 포지션을 맡고 있다. 수안은 “성숙한 면도 있지만, 까불 때는 제일 까불어서 멤버들이 ‘멀쩡한 또라이’로 부르곤 한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밤 12시가 넘으면 아무도 말리지 못할 정도로 텐션이 급격히 올라가서 ‘신데렐라’라는 별명도 생겼다”고도 했다.
“학창시절에는 지금보다 더 밝은 면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애교는 없었어요. 애교는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면서 많이 늘었죠. 그때나 지금이나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생각이 많다는 점은 같고요. (미소). 무대 위에선 한없이 멋지고, 무대 아래에선 친구 같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아티스트 수안이 아닌 그냥 사람 수안으로만 봤을 때도 괜찮은 사람으로 여겨지면 좋겠고요.”
최근 직접 작사한 곡들로 채운 첫 솔로 싱글 ‘트웬티’(Twenty)를 발매하며 스펙트럼을 확장한 수안은 퍼플키스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며 세상에 울림을 줄 수 있는 음악을 꾸준히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수안은 소속팀 퍼플키스 앨범의 작사, 작곡 작업에도 꾸준히 참여해왔다.
“제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아 눈물을 흘렸다는 팬분들이 많더라고요. 앞으로 음악으로 더 많은 분을 울리고, 웃기고 싶어요. 팬들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할 거예요. 요즘엔 제가 위로를 받고 싶어서 먼저 팬들에게 ‘사랑한다’면서 말을 걸기도 해요. 그럴 때 팬들에게 ‘나도 사랑해’라는 답변이 돌아오면서 나는 시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조급함을 버리고 ‘퍼플키스만의 속도’로, ‘싱어송라이터 수안만의 속도’로 차근차근 성취를 쌓아가겠다는 게 수안의 각오다.
“데뷔 초엔 거창한 꿈이 있었어요.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음악방송에서 1등을 하고 유명해지면서 곧바로 모든 게 이뤄질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빠르게 변화하는 K팝 시장에서 적응하며 그런 성취를 이뤄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비록 속도가 빠르지 않더라도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을 믿고 나아간다면 꿈꿔왔던 일들을 하나씩 이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퍼플키스가 월드투어를 하는 팀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