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선역보다 동양인이 캐스팅된 게 더 큰 의미"

by박미애 기자
2016.09.12 17:08:06

이병헌(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어린 시절 ‘황야의 7인’을 보고나서 카우보이가 되고 싶었는데 꿈만 같다.”

배우 이병헌이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병헌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상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7’(감독 안톤 후쿠아) 시사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병헌이 할리우드 영화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할리우드 데뷔작 ‘지 아이 조-전쟁의 서막’을 시작으로 ‘지 아이 조2’ ‘레드:더 레전드’ ‘터니메이터 제니시스’ ‘미스컨덕트’까지 출연진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적인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병헌은 “이 영화가 저한테 다가오는 의미가 크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여섯 살 정도였던 것 같은데 아버지와 함께 ‘주말의 명화’를 자주 보곤 했다. ‘황야의 7인’도 그때 봤다. 그 영화를 보면서 카우보이가 돼야겠다고 꿈꿨다”고 말했다. 이어 “몇 십년 지나서 카우보이는 되지 않았지만 배우가 돼서 그 영화의 7명 중 한 사람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이 매우 큰 의미고 캐스팅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영광이다”고 감격해했다.

이병헌은 극증에서 빌리 락스 역을 맡았다. 1960년작 ‘황야의 7인’에서 제임스 코번이 연기했던 배역이다. 빌리 락스는 이병헌이 할리우드에 진출한 후 선보이는 첫 선역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병헌은 “영화를 보는 분들에게 악역이다, 선역이다는 큰 기준점이 될 수 있겠으나 배우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어설픈 선역보다 임팩트 있는 악역이 매력적일 경우가 많다”며 선역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것보다는 동양인이 하지 않아도 될 역할을 감독과 제작진이 동의한 가운데 캐스팅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며 “더불어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조금씩 어떤 식으로든 좋은 영향을 끼쳐서 새로운 도전, 새로운 역할, 새로운 영화를 만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황야의 7인’(1960)을 리메이크한 ‘매그니피센트7’은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정의가 사라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7인의 무법자들이 한데 모이게 되면서 통쾌한 복수를 시작하는 와일드 액션 블록버스터다. 오는 14일 국내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