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분석가 "강정호 첫해 '0.280 25홈런↑', 특급 레그킥"

by정재호 기자
2015.02.12 15:07:31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 강정호(27·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기대를 훨씬 웃도는 호성적을 거머쥘 게 확실시된다는 유명 야구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나왔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헌신짝처럼 방출된 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J.D. 마르티네스(27·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대활약을 지난겨울 이미 예견한 것으로 유명한 ‘팬드래프’의 유료기사 칼럼니스트이자 애널리스트인 댄 판스워스는 “올해 강정호가 그냥 잘하는 걸 넘어 강정호를 보기 위해 파이어리츠 경기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수퍼스타급 선수로 맹활약할 것”이라고 12일(한국시간) 밝혔다.

검증되지 않은 모든 외국(미국기준) 선수들이 처음 수입될 때면 으레 그렇듯 부정론부터 일기 마련이다.

강정호 역시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들리는 바에 의하면 그의 장기인 파워가 빅리그 무대로 옮겨올지 잘 모르겠고 심지어 최고수준의 야구 무대에서 주전으로 뛸 만한 실력인지조차 장담할 수 없다고들 한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파이어리츠 구단 공식 트위터
그러나 “이는 강정호가 가진 진짜 실력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의 잠재력을 완전히 과소평가한 얘기에 불과하다”며 “강정호가 가진 최정상급 스윙은 초반부터 빼어난 수치들을 생산하며 메이저리그로의 매우 빠른 성공을 허락할 것”이라고 판스워스는 장담했다.

그러면서 강정호의 타격기술들을 관련 영상과 함께 차근차근 분석해나갔다.

분명히 큰 동작의 ‘레그킥(타격 시 다리 드는 동작)’을 보여주고 있으나 그 레그킥을 면밀히 뜯어보면 굉장히 정형화되고 수준 높게 이뤄진 ‘타격 머케닉(유기동작)’의 한 부분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다고 파헤쳤다.

예를 들어 타격 시 스탭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연출되는 흠 잡을 데 없는 균형과 엉덩이 라인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 아닌 거의 완벽하게 지면과 평행을 이루고 있는 점 등이 인상적이라고 판스워스는 분석했다.

즉 결론은 “큰 레그킥 동작인 건 확실하지만 또한 완전하게 제어되는 숙련된 움직임”이라고 못 박았다.

면밀히 살펴본 강정호의 레그킥은 어설픈 레그킥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에 더해진 밸런스와 타격기술들은 비슷한 레그킥을 쓰는 타자들 중에서도 ‘프리미엄’급인 미겔 카브레라(31·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호세 바티스타(34·토론토 블루제이스), 조시 다널드슨(29·블루제이스) 등과 비견될 만하다는 게 판스워스의 확신이다.



강정호의 오랫동안 갈고 닦은 레그킥과 어퍼컷 스윙 등이 얼마나 좋은지는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를 공략함에 있어 낮게 깔리는 공들에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강정호를 빛나게 하는 점은 매년 타격기술을 성장시켜온다는 데 있다.

판스워스는 “다소 거칠었던 2013년에 비해 또 한 단계 발전된 그의 스윙이 2014시즌 비디오게임 같은 생애 최고의 성적을 낸 원동력이고 정상적인 결과였다”고 극찬했다. 작년 강정호는 한국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117경기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 103득점 출루율 0.459 장타율 0.739’ 등을 작성했다.

이 같은 분석은 앞서 강정호의 계약을 이끈 에이전트 앨런 네로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네로는 “지난 3년간 강정호를 비디오로 연구해보면 그의 타격기술이 얼마나 엄청나게 수정돼왔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타격 스타일을 바꿔왔다. 전형적으로 끌어당겨 치는 파워히터가 아닌 타구를 필드 전체로 날릴 줄 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따라서 모든 정황증거 상 강정호는 메이저리그로 넘어와서도 더 좋아질 여력을 남겨뒀다고 기대했다.

다만 미국야구 수준까지 아직 부족한 부분으로는 “타석에서의 인내심과 공을 맞히는 비율 즉 컨택 능력 부족에 따른 많은 삼진 수”라며 “그런 걸 다 감안해도 뛰어난 ‘피지컬(신체·운동능력)’과 여전히 수정 가능한 스윙 머케닉 등에 미뤄볼 때 그가 적어도 평균적인 컨택 능력을 보일 거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판스워스는 ”종합하면 강정호의 빅리그 첫해 성적은 타율 0.280 25홈런 이상을 쉽게 달성할 것이고 이건 오히려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끝으로 ”강정호가 파이어리츠의 다른 내야수들을 한번 압도해나가기 시작하면 출전시간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구단이 먼저 그의 방망이를 위한 자리 마련(주전)에 나설 테고 해적선은 강정호와 계약한 금액 이상을 손쉽게 뽑아먹고도 남을 전망“이라고 결론지었다.

첫해 3할에 근접한 타율과 25개 이상의 홈런 숫자면 닐 헌팅튼(45·파이어리츠) 단장은 그야말로 ‘로또’를 맞는 거나 다름없다. 여기에 강정호를 보기 위해 파이어리츠 경기로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면 더 바랄 나위 없는 ‘금상첨화’의 정점을 찍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