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복서' 파퀴아오, 최고령 챔피언 오른 뒤 은퇴선언 할까

by이석무 기자
2021.08.21 14:44:43

만 43세 나이로 최고령 웰터급 챔피언 벨트를 노리는 매니 파퀴아오. 사진=AP PHOTO
WBA 슈퍼웰터급 타이틀전을 벌이는 매니 파퀴아오(왼쪽)와 요르데니스 우가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43·필리핀)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일전을 치른다.

8체급을 석권한 최고의 복서이자 현직 필리판 상원위원인 파퀴아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요르데니스 우가스(35·쿠바)와 세계복싱협회(WBA) 슈퍼웰터급 타이틀전을 펼친다. 현 챔피언인 우가스에게 파퀴아오가 도전하는 경기다.

파퀴아오는 ‘레전드’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자타공인 최고의 복서다.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견줄만큼 현역 복서 가운데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프로 데뷔 후 71경기를 치러 62승 2무 7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파퀴아오는 만 41세였던 지난 2019년 미국의 키스 서먼(33)을 물리치고 WBA 슈퍼웰터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역대 최고령 웰터급 챔피언 기록을 다시 썼다. 하지만 이후 경기를 치르지 않아 챔피언 자격을 박탈당했다.

파퀴아오는 이후 정치 활동에 집중했다. 필리핀 집권 여당 PDP라반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내년에 열리는 대통령 선거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에 맞설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파퀴아오가 2년 동안 링을 떠난 사이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했다. 2010년 프로에 데뷔해 26승 4패를 기록한 우가스다. 우가스는 지난해 9월 아벨 라모스(미국)를 접전 끝에 2-1 판정승으로 꺾고 공석이던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당초 파퀴아오는 세계복싱평의회(WBC), 국제복싱연맹(IBF) 통합 챔피언인 에롤 스펜스 주니어(31·미국)에게 도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스펜스 주니어가 눈부상으로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타겟을 우가스로 바꿨다.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대 최고령 웰터급 챔피언 기록을 다시 쓴다.

이번 경기가 ‘전설의 복귀전’이라는 점 외에 더 큰 관심을 모으는 이유가 있다. 바로 파퀴아오가 은퇴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파퀴아오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내년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파퀴아오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승패를 예상하지 않는다”며 “다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파퀴아오가 대단한 복서이고 여전히 기량이 출중하지만 전성기가 지난 것도 틀림없다. 우가스는 “파퀴아오와 대결하는 건 내게 명예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파퀴아오가 나를 KO시킬 수 없다는 건 100% 확실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경기는 22일 일요일 오전 10시 스포티비 온2(SPOTV ON2),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