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늦깎이 신인 전재한, 8언더파 무결점 버디쇼
by임정우 기자
2020.09.10 16:59:46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2020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또 한 명의 신인 챔피언이 탄생할까.
올 시즌 KPGA 코리언투어 6개 대회에서는 김주형(18)과 김성현(22)이라는 2명의 신인 우승자가 탄생했다. 10일 KPGA 코리안투어 제36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원) 1라운드가 열린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1). 올 시즌 정규투어에 데뷔한 서른 살의 늦깎이 신인 전재한이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낚아채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신인 우승자 대열에 합류할 기회를 잡았다. 오후 5시 현재 전재한은 단독 2위 노승열(29)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8언더파는 이번 대회가 열리는 청라 골프클럽의 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이다. 2016년 이성호(33)가 제32회 신한동해오픈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3타로 이 기록을 먼저 세웠다. 8언더파 63타는 전재한의 개인 18홀 최저타 기록이기도 하다.
그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코스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첫날 8언더파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게 돼 행복하다”며 “남은 라운드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재한은 2009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해 2010년 디오픈에 출전하는 등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2012년 대학 졸업 후 프로로 전향한 뒤 특별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3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데뷔했지만 상금랭킹 60위 안에 들지 못하고 시드를 잃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군 복무를 위해 필드를 떠나있었다. 2016년 전역 후 KPGA 준회원을 거쳐 2017년 2부 투어에서 활약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전재한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KPGA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공동 3위로 통과하며 서른 살의 나이로 정규투어를 누비게 됐다. 일반인에게 서른 살은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나이다. 그러나 골프 선수의 경우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프로 무대에 뛰어드는 만큼 전재한의 출발이 늦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재한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사람마다 각자에게 맞는 때가 있는 만큼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여기까지 왔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내게도 우승의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이번 대회에서 좋은 기회가 온 만큼 잘 마무리하는 걸 목표로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초반 10대 돌풍을 일으켰던 김민규(19)는 6언더파 65타를 치며 최근 좋지 않은 흐름을 바꿀 발판을 마련했다. 김민규는 올해 군산CC 오픈과 KPGA 오픈 2개 대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며 김주형(18)과 함께 KPGA 코리안투어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정규투어 출전권이 없어 월요 예선과 전 대회 톱5 이내 자격으로 출전했던 김민규는 이 활약에 힘입어 다음 시즌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최근 성적은 아쉬웠다. KPGA 선수권대회와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컷 탈락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김민규는 이번 대회 첫날 6언더파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했고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반짝 잘 치고 사라지는 선수가 되지 않기 위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며 “첫 단추를 잘 끼운 것처럼 마무리까지 잘해 이번 대회를 기분 좋게 마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