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김재철 "최민식 무대인사 '할꾸' 多 배워, 언젠간 나도"[인터뷰]
by김보영 기자
2024.03.07 19:44:45
"빙의장면, 최민식 선배 '이러다 죽는 거 아니냐'고"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파묘’의 신스틸러 김재철이 ‘파묘’의 무대인사를 빛낸 최민식의 팬서비스와 이른바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무대인사 ‘할꾸’(할아버지 꾸미기), ‘최꾸’(최민식 꾸미기)를 옆에서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관객들의 사랑에 정성껏 보답하는 선배 최민식의 모습을 보며 느낀 점들도 털어놨다.
김재철은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의 흥행을 기념해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진 기이한 사건을 그린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로 오컬트의 상업적 흥행에 기여했던 장재현 감독이 전통 무속신앙과 풍수지리, 음양오행 등을 소재로 선보인 신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최민식과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톱배우들이 처음 도전한 오컬트 장르로도 눈길을 끌었다.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실관람객들 사이에서도 영화의 상징 및 디테일을 해석하려는 N차 관람의 움직임이 이어진다. 개봉 11일째 600만 관객을 돌파한 후, 이번주를 기점으로 700만 관객 돌파가 유력하다. 이대로의 속도면 지난해 개봉한 ‘서울의 봄’을 이어 2024년을 여는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김재철은 ‘파묘’가 발굴한 신스틸러 원석이자, 이 작품의 최대 수혜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재철은 ‘파묘’에서 거액의 돈을 주고 할아버지의 묘 이장을 의뢰한 미국 LA 부잣집의 장남 ‘박지용’ 역을 맡아 섬뜩한 열연을 펼쳤다.
‘파묘’는 영화에 들어있는 역사 코드가 관객들의 N차 관람을 유발하는 동시에, 무대인사마다 화제를 모으는 머리띠, 과자가방, 액세서리 등 최민식의 팬 선물 꾸미기로 연일 입소문을 모으고 있다. 영화를 본 후 긴장감에 사로잡힌 관객들의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해 최민식이 무대인사 도중 ‘강동원’, ‘한소희’, ‘차은우’ 등 후배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선보인 유쾌한 농담들도 웃음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최민식의 모습을 무대인사에서 지켜본 김재철은 “민식 선배님이 워낙 유쾌하신 분이기도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정말 관객들이 만들어주시는 것 같다”며 “제가 따로 소품을 준비해서 그걸 쓰고 꾸민다 한들 반응이 있겠나”라는 너스레로 웃음을 안겼다. 그는 “최민식 선배님이 그런 걸 바라고 연기하신 건 아닐 거다. 다만 감사히 관객들의 성원을 받으셨고 선배님의 성향상으로도 그런 성원을 받으시면 반드시 보답해주시는 분이다”라며 “저 역시 받게 되면 선배님처럼 기꺼이 그러지 않을까. 저에게도 그런 성향이 있으니까. 다만 아직 수요가 없어서 선뜻 나설 자신은 없다”고 수줍게 덧붙였다.
김재철은 “언젠가 나도 연륜을 쌓고 무게감있는 배우가 된다면 저렇게 하고 싶다. 관객들의 분위기를 환기 시켜주시는 애티튜드가 멋지신 거 같다”며 “언젠가 때가 되면 나도 배워 실천하고 싶다. 그런 면에서 해진 선배님도 대단하시다. 두 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사실 무대인사에서 그런 것까지 배울거라곤 생각 못했다”고 최민식, 유해진 두 선배를 향한 존경을 드러냈다. 이어 “저는 목 하나로 버티고 있는 건데 그것마저도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란 농담을 더해 포복절도케 했다.
극 중에서 풍수사 상덕 역을 맡은 최민식과 합을 맞춰나간 과정도 전했다. 김재철은 “박지용이 빙의된 이후의 후반부신들을 제일 먼저 찍었다. 사실상 이야기 전개의 역순으로 촬영을 한 것”이라며 “처음엔 가장 센 장면을 찍어야 하니 큰일났다 싶었다. 그런데 오히려 먼저 큰 산을 넘어 장점인 것도 있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후반부에선 제가 빙의돼 펼치는 퍼포먼스를 최민식 선배님이 지켜보시는 입장이었는데, 그때 선배님이 제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시며 마음을 주셨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장면을 계기로 선배님과 정말 가까워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당시 선배님은 ‘이러다 진짜 죽는 거 아니냐? 쉬어라 물 한 잔 마시라’며 날 챙겨주셨다”라며 “초반부에 등장하는 지용과 상덕의 기싸움 같은 장면은 선배님과 친해지고 난 뒤 나중에 찍은 거다. 다시 생각해보면 다행이었다. 긴장상태에서 큰 장면을 잘 찍고, 최민식 선배님, 유해진 선배님, 고은 씨 도은 씨 등 배우들과 다 편해졌을 때 그들을 만나는 장면들을 찍으니 ‘아 이러려고 이렇게 촬영한건가’ 싶더라”고 덧붙였다.
김재철은 “촬영을 하면서도 현장을 떠나고 싶지 않았던 촬영장이다. 현장갈 때마다 소풍 떠나는 것처럼 들떴던 작품”이라며 “이 영화가 오컬트인데 현장이 이렇게 유쾌하고 행복해도 될까 싶을 정도였다. 그런 행복했던 현장에 영화가 사랑까지 받으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감개무량함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