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16강 진출, 화두는 `병역 면제`

by김영환 기자
2010.06.23 11:29:43

▲ 사진 왼쪽부터 군미필 해외파인 기성용, 박주영, 김보경

[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국제 무대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병역 면제는 필요하다"

한국 축구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최초로 원정 16강에 오르면서 선수들의 병역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선수들의 병역 문제 해결을 언급했고, 선수들도 한국 축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전했다.

조중연 회장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이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이루며 16강에 오르자 "협회에서 (선수들에게) 지원해야 할 내용에 대해 2~3일간 고민해보겠다"며 "선수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병역 문제 해결 같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16강 진출로 당시 대표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당시 병역을 면제 받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김남일(톰톰스크), 안정환(다롄), 이영표(알힐랄),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등은 해외 무대에 진출해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주장 박지성은 "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원정 월드컵 16강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계속 강팀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선 (해외진출이) 필요하다"고 병역 혜택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박지성은 군면제를 받고 일본-네덜란드 무대를 거쳐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진출했다. 군 복무로 인한 공백이 있었다면 박지성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실현되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청용도 "나는 군면제를 받아 좀더 일찍 큰무대에 도전할 수 있었다"며 "1년 간 볼턴에서 활약했던 것이 월드컵 경기를 뛰는 데 도움이 됐다. 다른 선수들도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도 뜻을 같이했다. 허 감독은 "16강에 진출한 것은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공로가 크다고 본다"며 "실제로 해외에 나가서 뛰고 싶어도 병역 문제라는 어려운 걸림돌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융통성을 발휘해 선수들이 나중에 공익근무로 병역을 대체한다든지 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며 "병역이 해결된다면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