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닝 7타점' 이용규 "희생 플라이 친다는 생각으로 쳤다"
by정철우 기자
2010.07.29 22:00:39
| ▲ 이용규가 29일 사직 롯데전서 3회초 스리런 홈런에 이어 만루 홈런까지 떄려낸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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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이용규(25.KIA)가 방망이로 한국 프로야구사의 한페이지를 다시 썼다. 그의 불붙은 방망이는 팀의 4강 가능성도 훌쩍 높여 놓았다.
이용규는 2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서 홀로 무려 8타점을 뽑아내는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12-5 대승을 이끌었다.
좀처럼 바뀌기 힘든 대기록과 함께한 맹활약이었다. 이용규는 이날 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5타수4안타를 기록했다. 그 2개의 홈런이 1이닝에 집중됐다는 점이 더욱 대단했다.
이용규는 0-0이던 3회 무사 1,3루서 타석에 들어서 우월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며 포문을 열었다. 무려 4년여 만의 홈런이었다.
이용규가 마지막 홈런을 때려낸 것은 지난 2006년 9월 13일 광주 LG전 이후 무려 1,415일만이다. 4년여만의 홈런을 꼭 필요로 한 순간에 터트려낸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용규는 프로야구 사상 첫 기록의 마지막 점을 찍었다.
KIA는 이용규의 홈런 이후 투런(채종범)과 솔로(최희섭)의 홈런을 때려냈다. 모두 3회초에 때려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기회가 이용규에게 왔다.
이용규는 타자 일순이 돼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주자는 만루. 이용규는 다시 한번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을 때려냈다. 사상 첫 1이닝 팀 사이클링 홈런이라는 진기록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승부도 그걸로 끝이었다.
또한 이용규가 기록한 1이닝 7타점 역시 신기록이다. 이전 기록은 이승엽의 5타점이었다.
KIA는 이날 승리로 4위 롯데를 2번 내리 물리치며 승차를 3경기로 줄일 수 있었다. 그 중심에 이용규가 있음은 물론이다. 이용규는 이 경기 전까지 7월에만 4할4푼1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김상현의 복귀와 함께 톱타자 이용규의 부활은 KIA에 꺼져가던 희망을 되살리는 힘이 되고 있다.
이용규는 "난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외야 플라이 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볼 카운트가 0-1어서 승부들어올거라 생각하고 노렸다. 홈런 보다는 최대한 안타를 많이 치고 출루를 많이 한다는 생각 뿐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많은 훈련을 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중요하다. 다음주까지 상위팀과 경기가 이어진다. 이 기간을 잘 버텨내면 4강이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