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2014] 홍명보호를 바라보는 英·美·韓의 엇갈린 시선

by박종민 기자
2014.06.17 16:00:09

△ 16일 오전(한국시간)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 쿠이아바 마투그로수 연방대학(UFMT) 경기장에서 훈련 전 선수들에게 훈련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영미 언론이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한국-러시아 전에 대해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결전을 하루 앞두고 영국 언론들은 두 나라의 대결이 일방적인 흐름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BC와 스카이 스포츠, 더 텔레그래프 등 영국 주요 언론들은 한국의 패배나 무승부를 예상했다.

우선 BBC는 한국이 러시아에 0-2로 패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같은 조에 속한 벨기에는 탄탄한 스쿼드로 알제리에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매체에서 한국을 H조 꼴찌 후보로 거론한 가운데 BBC도 다소 박한 평가를 내려 아쉬움이 남는다.

더 텔레그래프의 경우 1-1 무승부를 예측했다. 배당률에 근거하면 러시아가 이길 확률이 다소 높지만, 결국 접전 끝에 무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카이스포츠도 1-1 무승부를 점쳤다. 매체는 “H조의 유력한 1, 2위 후보는 벨기에와 러시아”라면서도 “이변이 있을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국-러시아의 무승부를 사실상의 이변으로 간주한 셈이다.

반면 미국 언론들은 한국 대표팀의 전력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유력 언론 CNN은 18일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관전포인트를 설명하는 프리뷰 기사(What to watch for Tuesday at the World Cup)에서 한국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매체는 한국과 러시아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며 두 팀의 앞선 평가전 성적들을 되짚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와의 평가전을 포함해 최근 7차례의 A매치에서 다섯 번이나 졌다”고 운을 뗐다. 러시아에 대해선 “지난해 8월부터 A매치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며 한국과 상황이 정반대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변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러시아에는 두 가지 불안요소가 있다고 분석했다. 간판스타인 로만 시로코프의 부상, 상대적으로 더운 날씨가 러시아에는 위험으로, 한국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는 CBS스포츠의 전망과도 일맥상통한다. CBS스포츠는 로만의 부상이 러시아로선 뼈아프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한국-러시아의 경기 결과에 따라 벨기에와 함께 16강에 진출하게 될 팀이 정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SPN은 최근 1-1 무승부를 예측했지만 지난 3일 칼럼에서는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크게 내다봤다.

“8연속 본선에 출전한 한국은 빠르고 젊은 팀”이라면서 한국의 전력에 대해 다소 후한 점수를 줬다. 박주영과 정성룡, 기성용의 존재는 한국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썼다.

△ 이영표 KBS 월드컵 해설위원이 한국 축구대표팀에 뼈있는 조언을 전했다. / 사진= KBS


차범근, 안정환, 송종국 등 축구 해설위원들은 홍명보호를 응원하고 있다. 한국-러시아 전의 결과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후배 선수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영표 KBS 월드컵 해설위원은 구체적인 예측을 내놔 눈길을 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조우종 아나운서와 함께 한국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현지 경기장을 찾아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그는 “기본적으로 러시아가 볼을 가지고 경기를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70분까지 0-0으로 버텨줄 수 있다면 그 이후에는 우리에게도 모험을 걸어볼 만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제골을 넣으면 좋겠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풀어가면서 후반 25분 이후 상대에게 강한 심리적 압박을 주는 것이 공격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영표 해설위원은 한국-러시아 전 스코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촘촘한 러시아 수비벽을 깰 무기가 이근호 선수다”라며 “우리나라는 첫 경기에서 진 적이 없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간 그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스페인의 몰락과 일본, 잉글랜드의 패배를 정확히 맞춰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