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퀸' 박성현, '닥공' 드라이버 샷으로 필드 정복

by김인오 기자
2015.06.21 18:00:58

박성현이 21일 열린 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6번홀에서 그린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KLPGA)
[인천=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시원하게 치고 멋지게 환호성을 질렀다.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로 일군 박성현(22·넵스) 얘기다.

박성현은 21일 인천 청라에 있는 베어즈베스트 골프클럽(파72·6635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7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2개를 잡아냈지만 트리플보기 1개, 보기 4개로 5오버파 77타를 쳤다.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를 기록한 박성현은 2위 이정민(23·비씨카드·3오버파 291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날 대회장에는 시즌 첫 ‘메이저퀸’을 보기 위해 약 2만3000명의 갤러리가 운집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우려도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베어즈베스트 골프클럽만은 비켜간 모습이었다.

박성현과 이정민이 맞대결한 챔피언 조에도 약 2000명 가까운 갤러리가 따라붙었다. 올 시즌에만 3승을 거두고 통산 7승을 거둔 이정민은 많이 겪어봤던 상황. 반대로 박성현은 예상치 못한 인파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박성현은 특유의 강공 스타일을 18홀 내내 지켰다. K리그 클래식 전북현대 축구단의 모토인 ‘닥공(닥치고 공격한다는 뜻)’이 골프에서 그대로 재현된 모습이었다.



무조건 드라이버 티샷. 남자 선수같은 파워풀한 스윙을 하는 박성현은 코스 공략부터가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전장이 긴 탓도 있지만 “우드를 잡아도 성공 보장이 없다”는 평소의 스타일대로 코스를 공략했다.

박성현은 일단 티샷을 하고 나서 다음 샷은 그 이후에 걱정한다. 물론 큰 고민은 하지 않는다. 벙커 턱이 높아도, 깊은 러프에 빠져도 무조건 핀 방향을 보고 샷을 날린다. 서울 강서구에서 온 한 갤러리는 “남자 스윙을 보는듯한 시원한 샷에 매료됐다. 박성현을 보기 위해 자주 대회장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이버로 250m를 날릴 수 있다고 자신한 박성현은 “드라이버가 잘 맞았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강공을 했다. 코스가 짧으면 우드를 잡을 생각도 하겠지만 아직은 드라이버 샷에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19년까지 KLPGA 투어 풀시드를 확보했다. 우승 부상으로 카니발 하이리무진 자동차도 받았다. 그는 “평소 갖고 싶었던 차를 선물로 받게 돼 더욱 기쁜 대회가 됐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