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리포트]칸에서 주목한 亞영화시장..‘신흥강자’ 韓의 저력

by강민정 기자
2014.05.21 14:25:08

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송혜교, 전도연, 김성령-창감독, 배두나-송새벽-김새론. 올해 67회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한국 영화인들의 모습.
[칸(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국가별 영화 시장 크기로 따졌을 때 ‘글로벌 7위’. 대륙 분포로 계산했을 땐 단연 1위.

제 6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확인한 한국, 아시아 영화 시장의 현재를 이르는 말이다. 14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그 안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레드카펫에서, 심사위원 석에서, 전 세계 기자회견에서, 필름 마켓에서 스포트라이트가 이어지는 곳은 ‘Chinese Film’, ‘Korean Actor’, ‘Asia Market’이다.

외신은 대륙 분포별 글로벌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는 건 단연 아시아로 분석했다. 2013년 기준으로 아시아 시장 규모는 111억원에 이르고 북미와 유럽권의 1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성적은 북미와 유럽권이 침체기에 놓인 것과 달리 아시아 권에선 꾸준한 상승세로 도출된 결과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그 중심엔 전 세계 국가 중 주요 마켓으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영화전문잡지 버라이어티의 칸 소식지에 따르면 중국의 성장 동력은 내부에 있다. 자국 영화와 자국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 정책 덕이다.



‘끝까지 간다’(왼쪽 위), ‘도희야’(오른쪽 위), ‘표적’ 스틸컷.
중국에 이어 주목받고 있는 곳이 한국이다. 한국은 독일과 러시아 시장보다 큰, 전 세계 서열 7위 규모를 자랑하는 ‘신흥 강자(In booming country)’로 불리고 있다. ‘넘버원 스케일’을 자랑하는 중국과 달리 탄탄한 시스템과 다채로운 장르의 결합, 검증된 감독과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배우들의 활약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수입 영화 비중이 가장 높음에도 흥행 성적에선 자국 영화가 앞선다는 박스오피스 지표가 내부 콘텐츠 육성에 주력하는 중국과 차별화된 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890편의 영화를 선보였으며 이중 707편의 영화가 외국 작품이다. 박스오피스 평균을 따지면 한국 영화가 상위 60%를 차지했다. 외신은 국내 VOD 서비스와 IPTV가 보편화된 결과로 외국 작품에 대한 ‘극장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도 내놨다.

칸 국제영화제 필름마켓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배급사 롯데 엔터테인먼트(위)와 CJ엔터테인먼트 부스(아래) 전경. 이곳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경주’를 비롯해 장혁과 조보아의 멜로로 화제를 모은 ‘가시’, 주목할만한 시선의 ‘도희야’, 미드나잇 스크리닝의 ‘표적’ 등 다양한 한국 영화를 만널 수 있다.(사진=강민정기자)
이렇듯 아시아는 물론 한국 영화 시장은 전 세계 영화인들이 주목하는 칸 영화제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그 과정이 수치화 등 실질적인 지표로 설명되기 어렵다 하더라도 이러한 움직임이 보였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다. 실제로 올해 칸 영화제에선 경쟁부문에 출품된 한국 영화가 없었음에도 주목할 만한 시선의 ‘도희야’, 미드나잇 스크리닝의 ‘표적’, 감독주간의 ‘끝까지 간다’가 같은 부문 이름을 올린 타 작품보다 월등히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배우 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데 이어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배우 송혜교가 한, 중, 미의 배우가 호흡을 맞춘 오우삼 감독의 중국 영화 ‘태평륜’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방면으로 포진된 한국 영화의 존재감이 칸 영화제를 빛내고 있다.

제 67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무엇보다 그 활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끝까지 간다’와 ‘도희야’가 평단과 외신의 극찬 속에 공식 상영을 마친데 이어 ‘표적’이 22일 0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다. 또한 ‘도희야’가 주목할만한 시선 상을 받을 수 있을지, 첫 장편영화 연출, 첫 해외여행, 첫 국제영화제 진출로 설명되는 ‘도희야’의 정주리 감독이 황금 카메라 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한국 영화의 저력은 25일 폐막하는 순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