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규칙적 운동, 치매 위험 낮춘다'...서울대-KAIST 연구팀 구체적 입증
by이석무 기자
2025.04.15 16:23:21
서울대 최승홍·김유겸 교수-KAIST 박성홍 교수 공동 연구
주 3회 유산소 운동 통해 뇌 글림파틱 및 뇌수막 림프관 흐름 촉진 확인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장기간 규칙적인 운동이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위험을 잠재적으로 낮춘다는 사실이 구체적인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 단발성/장기 운동에 따른 뇌막림프관 영역 크기 변화 확인을 위한 MRI 영상. 장기 운동 그룹(c, d)은 운동 후 뇌막 림프관 영역이 뚜렷하게 증가한 반면, 단발성 운동 그룹(a, b)은 운동 전후 크기 변화가 미미하다. 사진=연구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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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 전후 글림파틱 지표 및 뇌막림프 지표 변화. 장기간 규칙적인 운동을 한 그룹에서 뇌 노폐물 배출 기능이 더 활발한 것을 알 수 있다. 표=연구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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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사범대학교 최승홍 교수(첨단융합학부 디지털헬스케어 주임교수, 의과대학 교수)와 김유겸 교수(사범대학교 체육교육과) , KAIST 박성홍 교수 (바이오및뇌공학과) 연구팀은 장기간 규칙적인 운동이 뇌 노폐물 배출 경로인 글림파틱(glymphatic) 시스템과 뇌막림프관(meningeal lymphatic vessels) 기능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치매를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이나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병원에서는 이미 규칙적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에서 정확히 어떤 기작을 통해 인지기능 저하와 퇴행성 질환 진행을 늦추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장기간 유산소 운동이 뇌의 글림파틱 시스템과 뇌막림프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그 기전을 설명할 수 있는 생체 단백질 변화를 분석했다.
뇌 글림파틱 시스템은 뇌 내 노폐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 주위 공간을 시작으로 뇌척수액(CSF)과 간질액(ISF)을 교환함으로써 노폐물을 내보내는 시스템이다. 뇌척수액 공간으로 배출된 노폐물은 뇌막림프관을 거쳐 림프절로 이동해 최종적으로 배출된다.
글림파틱 시스템과 뇌막림프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독성 물질이 뇌에 축적돼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뇌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주 3회 중강도 유산소 운동(실내자전거)을 진행한 뒤 글림파틱 시스템과 뇌막림프 흐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장기 운동 그룹에서만 뇌척수액과 간질액 교환 경로를 통한 글림파틱 흐름이 증가하고 뇌막 림프관의 크기와 흐름 지표 역시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현상을 관찰했다. 반면 단발성으로만 운동한 그룹에서는 이러한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규팀은 “장기간 꾸준히 운동한 군에서는 혈장 단백질 분석결과 염증성 단백질이 줄고 효과적인 면역 반응과 관련된 인자가 증가한 점은 장기간의 유산소 운동이 뇌 염증을 완화하고 청소 기능을 북돋워주는 기전적 근거로 꼽힌다”며 “이 같은 결과를 통해 장기간 유산소 운동이 뇌 노폐물 제거 경로 활성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결과는 장기간 규칙적 유산소 운동이 치매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위험 요소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장기적 운동의 습관화가 인지기능 저하 예방과 개선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승홍 교수는“우리 연구진은 본 연구를 통해 꾸준한 운동 습관이 뇌 건강을 지키는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였으며, 운동이 어떻게 뇌 건강을 향상 시키는지에 대한 중요한 연구결과를 제시했다”며“본 연구에 사용된 글림파틱 시스템과 뇌막림프 흐름 MRI 기법을 통해, 실시간으로 뇌 건강을 평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한국시간으로 지난 10일 오전 3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