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우디전 0-0무승부, 북한 도왔다

by송지훈 기자
2009.06.10 21:52:07

▲ 박지성 [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한국축구대표팀(감독 허정무)이 안방에서 '숙적' 사우디아라비아와 접전 끝에 0-0으로 비기며 최종예선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한국은 10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서 경기 내내 결정적인 슈팅을 주고받으며 공방전을 펼쳤지만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이로서 최종예선 7경기서 4승3무를 기록, 승점을 15점으로 끌어올리며 조 1위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대 사우디아라비아전 역대 전적은  4승7무5패가 됐으며 1997년 아시안컵 경기(1-1무)이후 3경기 연속 무패(1승2무)를 기록하게 됐다.
 
 "홈 팬들을 고려해 최상의 전력으로 맞서겠다"던" 허정무 감독의 공언대로 7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2-0승)에 나섰던 주축 멤버들이 대부분 선발 출장했다.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1985년생 동갑내기 공격 듀오 이근호(주빌로이와타)와 박주영(AS모나코)이 최전방에서 나란히 포진했고 박지성(맨체스터Utd.)과 이청용(서울)이 양쪽 날개미드필더로, 기성용(서울)과 조원희(위건)가 중앙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췄다. 김동진(제니트)과 이정수(교토상가)가 좌우측 풀백으로 나섰고 김형일(포항)과 조용형(제주)이 중앙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최후방 수문장 역할은 이운재(수원)가 맡았다.
 
월드컵 본선행을 위해 한국전 승점3점을 목표로 삼은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정예 멤버로 맞섰다. 허정무 감독이 공식 인터뷰에서 '위협적인 공격수'로 지목한 알 샴라니(알 샤밥)와 알 카타니(알 힐랄)가 4-4-2 전형의 투톱을 이뤄 공격을 이끌었고 술라이마니(알 네브샤탈)와 아티프(알 샤밥)가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했다. 아우테프(알 샤밥)와 모하메드 누르(알 이티하드)가 양쪽 날개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했으며 알도사리(알 힐랄)-하우사위(알 힐랄)-알카디(알 샤밥)-슈하일(알 샤밥)이 포백라인을 이뤘다. 골키퍼는 왈리드 알리(알 샤밥)가 맡았다. 
 
역습 찬스시 최소인원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빠르게 하프라인을 넘어 질주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적극적인 공격 전술이 먹혀들면서 한국은 여러 차례 실점위기를 허용했다.
 
전반12분 알 샴라니와 알 카타니가 연속으로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운재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고 전반25분 수비라인의 빈틈을 파고든 후 시도한 아티프의 왼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전반37분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상대 미드필더 모하메드가 시도한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 또한 아슬아슬하게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15분에는 알 샴라니가, 후반28분에는 알 카타니가 각각 이운재가 일대일로 맞서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으나 이 역시 실점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허정무호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상대의 공격찬스가 무산될 때마다 빠른 역습으로 득점 기회를 노렸고 세트피스 찬스서 약속된 플레이로 골을 노렸다. 한국은 전반6분 박주영이 사우디아라비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외곽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 것을 시작으로 총 17차례의 슈팅을 기록하며 득점을 노렸다. 전반10분 프리킥 찬스서 시도한 기성용의 오른발 인프런트킥이 사우디아라비아측 골대 왼쪽을 살짝 벗어났고 전반17분 아크서클 정면에서 시도한 박지성의 오른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전반39분 기성용이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시도한 호쾌한 중거리 슈팅, 곧이어 터진 이근호의 오른발 슈팅 등은 비록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코칭스태프의 간담을 서늘케 한 장면이었다. 후반10분에는 좌측면에서 올려준 김동진의 크로스를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박주영이 헤딩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 또한 크로스바를 스치듯 넘겨 경기장에 운집한 3만여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후반26분 이청용이 시도한 중거리 슈팅 또한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중반 이후 한국은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후반35분 이근호의 드리블 돌파를 저지하던 상대 미드필더 아티프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한 이후 수적 우세를 활용해 수차례 골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끝내 사우디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고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한편 월드컵 최종예선 B조 2위에 올라 본선행에 도전 중인 북한은 경쟁자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과의 경기에서 승점1점을 추가하는데 그쳐 본선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나란히 승점11점을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2위 자리를 유지한 북한은 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예선 맞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자력으로 본선행을 결정짓게 된다. 비기더라도 최소한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주어지는 조3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어 희망적인 상황이다.
 
한국은 6월17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되며 이후 2010 남아공월드컵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