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하는 ‘밤해변’, 홍상수X김민희 불륜 득될까 독될까
by박미애 기자
2017.03.22 14:30: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홍상수 감독이 집필·연출하고 김민희가 주연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관객의 시험대에 오른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문성근 분) 깊은 관계를 가졌던 여배우 영희(김민희 분)가 혼자서 함부르크(독일)와 강릉에서 여행을 하면서 겪는 일을 그린 영화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영화 소재나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들이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사생활과 겹쳐지며 영화 작품 자체로만 평가받기 힘든 올해 최고의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홍상수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 이번 영화만큼 관심을 받았던 작품도 없었다. 두 사람의 관계 인정이 영화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득일 될지 독일 될지 관심이 쏠린다.
홍상수 감독은 지난 13일 영화를 첫 공개하는 자리에서 “저희 두 사람 사랑하는 사이다”며 김민희와 관계를 공표했다. 그는 “자전적인 이이갸가 아니다”며 (사생활과) 구분을 뒀지만 영화는 그들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돼버렸다. 영희의 입으로 전달되는 말과 생각들은 김민희의 그것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래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홍상수 감독의 역대 흥행작이 되지 않을까란 관측도 나온다. 사생활 이슈뿐 아니라 세계 3대 영화제 중 한 곳인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주연상을 안긴 작품인 만큼 김민희의 연기를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이들도 없지 않다.
동시에 홍상수 감독이 김민희와 관계를 인정한 순간 영화에 대한 반감도 커진 것 같은 분위기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밤의 해변에서 혼자’ 관련 기사에 달리는 댓글들은 악평이 많다. 어떤 이들은 ‘두 사람의 얘기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며 불쾌해한다(맥스무비 영화 연구소가 홍상수 감독 영화를 예매한 경험이 있는 관객 1304명을 대상으로 ‘홍상수 감독의 사생활이 영화 관람에 미치는 영향’ 설문조사 결과, ‘기사화나 언급 자체가 싫다’는 응답이 10% 집계됨). ‘영화가 궁금해도 극장에서 보지 않겠다’고도 얘기한다. 화제성과 흥행은 별개라는 사실은 여러 차례 확인됐다. 홍상수 감독의 전작인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도 마찬가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도 두 사람의 사생활을 둘러싸고 관심을 모았지만 국내에선 관객이 2만명도 들지 못했다. ‘밤과 낮’과 함께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은 23일 개봉한다. 극중 영희가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가 “다들 가짜 사랑에 만족하며 산다”면서 “비겁하다”고 일갈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녀(영희 혹은 민희)를 통해서 사랑을 말하는 홍상수 감독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제 관객의 판단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