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구속 94마일, 류현진 새 승리 방정식
by박은별 기자
2014.06.17 14:21:59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최고구속 94마일의 빠른 볼. ‘LA몬스터’ 류현진(LA다저스)의 새 승리 방정식이었다.
류현진은 17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6회까지 홈런 1개 포함 3피안타 1볼넷에 1실점(1자책),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8승째를 달성했고 평균자책점을 3.33에서 3.18로 낮췄다. 홈경기 3연승도 달성.
지난 12일 신시내티와 경기(6이닝 4실점)에서 시즌 3패째를 당한 아쉬움을 바로 만회했다. 지난 7일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 필드에서 콜로라도 타선을 상대로 6이닝 2실점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된 상승세도 그대로 이어갔다. 콜로라도는 메이저리그 전체 팀 타율 1위(2할8푼6리)의 팀이라는 점에서도 류현진의 역투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특히 주무기 체인지업 보다 직구를 공격적으로 꽂아넣으며 정면승부 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6개의 삼진 중 직구로 4개를 만들어냈다. 체인지업을 노리던 상대의 허를 찌르기 충분했다. 여기에 간간히 체인지업 대신 슬라이더, 커브를 섞은 것도 주효했다. 투구수는 105개. 그중 스트라이크는 72개를 기록했을 정도로 제구가 잘 된 날이었다.
1,2회 장타를 허용하며 맞은 위기를 잇따라 넘겨낸 것이 6회까지 순항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그 중심엔 단연 직구가 있었다.
류현진은 1회초 첫 타자 블랙몬을 상대로는 직구 2개로 1루 땅볼을 유도,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2번 타자 반스에겐 직구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을 내줬다. 그래도 툴로위츠키를 상대로는 변화구를 섞다가 낙차 크게 떨어지는 커브로 삼진 아웃을 잡아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모어노에게 던진 6구째 바깥쪽 커브를 공략당하며 2사 2,3루 위기를 맞은 류현진. 첫 위기는 차분히 넘겨냈다. 직구로만 헛스윙 2개를 유도해 볼카운트를 1B-2S로 유리하게 가져갔고 5구째 94마일(151㎞)짜리 직구로 루킹삼진을 얻어냈다. 스텁스는 좀처럼 류현진의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첫 고비를 넘긴 류현진은 2회 첫 타자 로사리오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더이상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이닝 마무리. 직구의 묵직한 힘이 돋보였다. 조시 러틀리지를 상대로 직구 4개를 던져 삼진을 잡아낸데 이어 찰리 컬버슨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직구로 윽박지르다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뺏은 것이 주효했다. 타일러 마젝마저 직구와 슬라이더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다시 한번 직구로 타이밍을 완벽히 뺏었다.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이후에도 류현진은 적극적으로 직구를 구사하며 상대 타자들을 막아냈다.
물론 너무 거침없이 들어갔던 승부가 독이 된 순간도 있었다. 2-0으로 앞선 4회 첫 실점 장면이 그랬다. 2아웃을 잡아낸 후 6번 타자 로사리오에게 홈런포를 얻어맞았다. 직구, 커브로 스트라이크 2개를 잡고 곧바로 카운트를 잡으러 몸쪽 직구를 넣었다가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시즌 5번째 피홈런. 7일 콜로라도전부터 3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했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긴 했다. 그래도 류현진이 이날 직구에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구속으로 승부하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일단 스피드가 나오는 날은 훨씬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직구에 힘이 있으면 타자 입장에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까지 더욱 위력적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타율 1위 콜로라도 타선을 잠재운 것도 직구의 볼끝이 훨씬 더 묵직했던 덕분이었다.
지난 달 27일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친 신시내티전에서도 그랬다. 류현진은 당시 7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쾌투의 배경에는 힘을 앞세운 돌직구가 있었다. 최고 153km, 평균 150km의 묵직한 직구는 최고 무기가 됐다. 류현진은 95개의 공 중 무려 66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었다. 스트라이크/볼 비율이 69.5%나 됐다. 묵직한 직구와 스피드 차이가 제일 큰 커브를 쓰며 상대 타자들의 눈을 현혹 시켰다. 타이밍을 완벽히 뺏어낼 수 있는 힘이 됐다. 체인지업이 장기이고 커브와 슬라이더까지 자유 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류현진이지만 역시 그를 지탱해주는 가장 큰 무기는 직구라는 걸 여실히 증명한 경기였다.
이날 역시 그랬다.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 보다 직구 이후 커브로 타이밍을 뺏는 모습이 경기 초반 자주 보였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두 번째 시즌을 지탱하는 새로운 승리 방정식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