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다양한 실험 진행할 것"
by송지훈 기자
2009.09.04 17:41:53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 열리는 호주대표팀(감독 핌 베어벡)과의 평가전을 통해 선수 조합과 기용 방식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것임을 시사했다.
허 감독은 4일 오후5시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1월에는 해외파 선수들의 차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번에 유럽파를 대거 불러들였다"며 "공격과 허리라인에 대해 여러가지 형태로 조합을 찾아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앞서 치른 경기들과 비교해 전술과 포메이션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선수들을 여러 포지션에 복수로 기용해 동료 선수와의 호흡을 살필 것"이라고 말해 '멀티플레이 능력'과 '시너지 효과'를 중점적으로 살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옆에 선 동료선수와의 호흡이 잘 맞을 경우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공-수를 연결하는데 있어서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떤 점이 뛰어난지에 대해 다다각도로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열린 호주대표팀 기자회견에서 핌 베어벡 감독이 "한국의 무패 행진을 끊고 싶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허 감독은 "승부는 질 수도, 이길 수도 있지만 우리 또한 지기 싫어하는 팀"이라며 맞대응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호주 또한 월드컵 예선 당시 선보인 전술과 선수 기용 방식을 대부분 활용할 것으로 본다"면서 "각 포지션에서 선수들이 우위를 차지한다면 경기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취임 이후 데뷔전이었던 칠레와의 맞대결 패배(0-1)이후 24경기 무패(11승13무/오만과의 평가전 제외)를 질주했으며, 이 과정에서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을 패배 없이 통과했다.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이동국(전북), 설기현(풀럼), 김남일(빗셀고베) 등 이른바 '올드보이'로 불리는 선수들과 관련해서는 "베테랑 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우리가 2010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으로 출발하기 직전까지도 선수들은 서로 경쟁을 해야한다"며 "호주전 한 경기로 월드컵 출전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닌 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허 감독은 해외파와 국내파의 소집일이 달라 함께 발을 맞출 기회가 짧았던 것에 대해 "개의치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의 갈등 관계로 대표팀 차출에 차질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 "아쉬운 점은 분명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그것만을 탁하고 있어서는 곤란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부족한 점을 메워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선수들의 경우엔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로서의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베어벡 감독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허 감독은 관련 질문을 받고 "직접적으로 서로가 등을 돌릴 만한 상황이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매스컴의 보도를 통해 이 부분이 잘못 확대해석되고 있다"면서 "사실이 아닌 건 아닌 것으로 넘어가면 된다"며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두 감독간 불화설을 처음으로 보도한 모 외국인 기자에 대해 "기사를 쓸 때 사실 관계를 확실히 확인하고 쓰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신중한 보도를 당부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공식일정을 모두 마무리지은 허정무호는 전술훈련을 통해 5일 열리는 호주전을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을 진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