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자들’ 신동우 “‘보니하니’ 후 첫 작품…많이 놀랐죠?”(인터뷰)

by김윤지 기자
2017.11.17 14:04:41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스무 살 이후 첫 작품, 각별하죠.”

앳된 얼굴은 여전했다. 조리 있는 말솜씨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털어놨다. 데뷔한 지 11년이 지났지만, 성인 연기자로 만난 작품은 달랐다. 16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수목 미니시리즈 ‘부암동 복수자들’(극본 김이지 황다은, 연출 김상호 이상엽)의 신동우다.

신동우는 극중 홍도희(라미란 분) 가족을 괴롭히는 불량학생 황정욱 역을 맡았다. 기세등등한 주길연(정영주 분)의 아들로 도희의 아들 희수(최규진 분)와 천적이다. 얄미운 행동과 말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신동우는 “정욱이는 철이 덜 든 아이”라며 “대본을 읽으면서 한숨이 나올 때가 있었다”고 웃었다. ‘부암동 복수자들’의 의미를 묻자 “회식 자리를 갈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깊은 뜻이 있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나오는 깊은 대화와 조언이 있지 않나. 만드는 사람들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악역 몰입…욕 먹어 기분 좋아요”

‘부암동 복수자들’은 복수를 위해 뭉친 세 여인과 소년의 이야기다. 극중 신동우·정영주 모자는 라미란에게 시련을 안겼다. 끝내 정욱은 희수에게 무릎을 꿇지만 그 마저도 진심이 아니었다. 신동우는 “평소 연기를 할 때 제 안의 모습을 끄집어내는데 정욱이는 공통점이 없더라. 대본에 충실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기획의도에는 정욱이가 희수를 싫어하는 이유가 나와요. 중학교 때 정욱이가 좋아했던 여자애가 희수를 짝사랑한 거죠. 그런 정욱이의 열등감이 희수를 괴롭힌 이유 같아요. 정말 철없는 친구 같아요. (웃음)”

안하무인인 황정욱 캐릭터에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신동우는 “오히려 기분이 좋더라”고 말했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몰입했다는 해석이었다. 그는 “상처 받지 않았다. 신동우가 아니라 정욱이를 욕하신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사진=방인권 기자
◇실제 학창생활은 연예 활동…“아쉽죠”

신동우는 8세인 2006년 아역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MBC ‘에덴의 동쪽’(2008)의 송승헌, KBS2 ‘제빵왕 김탁구’(2010)의 주원, MBC ‘욕망의 불꽃’의 유승호 아역 등을 맡았다. 예능도 활발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케이블채널 투니버스 ‘막이래쇼’ MC를 맡았다. 방송 활동으로 바쁜 학창 생활이었다.



‘부암동 복수자들’로 다시 교복을 입은 신동우는 “수련회나 수학여행을 전 일정 참여해본 적이 없다.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게 아쉽더라”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활동해온 지난 시간을 긍정했다.

“예전에 엄한 감독님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 말씀에 상처도 많이 받았죠. 엄마가 ‘계속 하고 싶으냐’고 했어요. 한다고 답했어요. 고등학생이 되면서 ‘이게 내 길’이란 책임감이 생겼어요. 남들보다 현장 공부를 빨리 한 거잖아요. 제겐 득이라고 생각해요.”

사진=방인권 기자
◇‘보니하니’ 이후 리셋…“기대해주길”

신동우는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로 이름을 알렸다. 2014년부터 시작해 지난 9월1일까지 무려 3년 동안 생방송 MC를 맡았다. 순발력과 자신감을 키워준 기회였다. 건강한 이미지의 ‘보니’와 드라마 속 불량학생은 간극이 컸다. 그는 초등학생 팬들에 대해 “마음에 걸리더라. 밉상 캐릭터라 걱정됐다”면서도 “그래도 좋게 봐주신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올해 스무 살인 신동우는 지난해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올해도 수능을 치르지 않을 계획이다. 대학 진학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군대를 일찌감치 다녀온 후로 마음먹었다.

“아역 배우 출신인 제 또래 친구들의 고민이지 않을까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보니하니’ 이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착한 역이든, 나쁜 역이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요. 카멜레온 같았으면 좋겠어요.”

올해 끝자락 신동우의 목표는 운전면허 취득이었다. 면허가 없어 극중 오토바이신은 구난형 특수차를 이용해 촬영해야 했다.

“영화배우가 꿈이에요. 롤모델인 송강호 선배님처럼, 신동우란 이름이 나왔을 때 ‘믿고 보는 배우’란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런 존재가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