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계 한가인' 서한솔 "젊은 패기가 제 강점이죠"(인터뷰)

by이석무 기자
2019.12.05 12:37:31

여자프로당구의 새로운 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미녀 당구스타’ 서한솔. 사진=PBA 제공
서한솔. 사진=PBA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예쁘다는 얘기를 듣기는 하는데 너무 쑥스럽고 부담스러워요. 외모보다는 당구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서한솔(22)은 프로당구 LPBA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다. 그의 별명은 ‘당구계의 한가인’이다. 얼핏 봐서 닮았다는 정도가 아니라 한참을 봐도 빼어난 미모를 자랑한다. 프로당구 중계방송에서도 그의 경기는 다른 경기에 비해 시청률이 높다. 본인 경기가 아니어서 관중석에 앉아 있을 때도 어김없이 카메라가 그에게 간다.

전문선수로서 경력이 짧은 서한솔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이 같은 관심이 낯설기만 하다. 아이돌 가수처럼 팬들로부터 선물도 심심치 않게 받는다. 얼마 전에는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케이크를 선물한 팬도 있었다. 한 인터뷰에서 “케이크를 좋아한다”고 한 얘기를 기억한 팬이 직접 준비한 것이었다.

서한솔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당구팬들이 좋아해주는 것을 느껴 기분이 좋아요”며 활짝 웃었다. 재닛 리, 차유람 등의 뒤를 잇는 ‘미녀 당구스타’라는 평가에는 “그 말은 솔직히 부끄러워요”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냥 전 밝고 귀엽다는 얘기가 좋아요”며 “씩씩하게 열심히 치는 선수라는 칭찬을 많이 해주시면 감사할게요”라고 부탁했다.

그래도 자신에 대한 관심이 당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본인이 사랑하는 당구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느낌을 받아서다.

서한솔은 “얼마 전 아카데미에서 레슨을 진행했는데 남녀노소 많은 분이 신청해주셨어요”라며 “요즘 스리쿠션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깨닫고있어요”라고 말했다.

1997년생으로 만 22살인 서한솔은 선수로 뛰어든지 만 2년밖에 되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과 우연하게 당구장에 들러 포켓볼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3쿠션의 매력에 빠져 본격적으로 당구에 전념했고 선수 생활까지 이어졌다.



2017년 10월 대한당구연맹 선수로 등록하자마자 이듬해 4월 인제오미자배 3쿠션 여자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경쟁자에 비해 구력은 짧지만 남다른 열정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앞세워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서한솔이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것은 지난 7월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신한금융그룹 LPBA 2차 투어 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깜짝 준우승을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경기가 끝난 뒤 활짝 웃으며 우승자 임정숙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서한솔은 “솔직히 당구는 경험이 실력인데 지난번 준우승은 그냥 운이 좋았어요”라며 “어떤 샷이 유리한지 알고 결정하는게 아직 어려움이 있어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서한솔은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잘 쳤을 때는 칼을 한 가지만 가지고 싸웠다면 지금은 여러 무기를 가지고 싸우려다 보니 정리가 잘 안되는 것 같아요”며 “지금은 내 스타일이나 전술을 찾아가는 단계고 어느 샷에 어느 기술이 어울리는지 계속 확인하는 중이에요”고 말했다.

20대 초반의 서한솔은 시원시원한 성격을 본인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선수로서 저의 강점은 젊은 패기에요”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대회에서 부진해도 움츠러들거나 조급한 마음은 없어요”라며 “‘잃을게 없다’, ‘다음에 잘하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대회에 임하고 있어요”라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프로당구 출범 후 운동에만 전념할 환경이 돼 너무 즐겁다는 서한솔은 현재 PBA에서 활약 중인 세계적인 당구스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를 가장 존경하는 선수로 꼽았다.

서한솔은 “필리포스 선수의 꼼꼼하고 부지런한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 배우고 싶더라구요”라며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면서 거만하지 않고 예의 바른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