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감독 "류현진, 첫 등판서 80~90개 공 던질 것"

by이석무 기자
2017.04.07 11:21:00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긴 부상의 터널을 뚫고 274일 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는 류현진(30·LA 다저스)이 첫 등판에서 크게 무리하지 않을 전망이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이번 등판은 지난해 7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274일 만에 나서는 것이다. 만약 승리투수가 되면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950일 만에 승리를 맛보게 된다.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승패나 이닝 보다는 류현진의 투구수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7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에게 80~90개의 공을 던지게 할 것이다. 이것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류현진이 부상 때문에 사실상 2년간 공백기를 가진 만큼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도록 배려한다는 계획이다.

류현진은 2013년과 2014년 연속으로 14승을 거두며 다저스의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2015년 5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깊은 수렁에 빠졌다. 지난 2년간 빅리그에서 단 1경기만 등판했을 뿐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겨울 동안 재활에 몰두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시범경기에서도 서서히 투구수를 늘리며 선발로 복귀할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아직 100개 이상의 공을 던져본 적은 없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투구수는 77개였다. 그런만큼 단숨에 100개 이상으로 투구수를 끌어올리기 보다는 조금 더 시간을 주겠다는 로버츠 감독의 계산이다.

투구수를 조절하는 것은 단지 류현진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즌 초반 다저스는 선발투수들의 투구수를 아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샌디에이고와의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선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84개(7이닝 2실점)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5일 선발 마에다 겐타는 75개(5이닝 3실점), 6일 선발 리치 힐은 75개(5이닝 1실점), 7일 선발 브랜던 매카시는 78개(6이닝 2실점)의 공을 던졌다.

중요한 것은 이들 4명의 선발 모두 80개 안팎의 공을 던지면서도 5이닝 이상 책임졌다는 것이다. 류현진 역시 과연 5이닝 동안 자신의 책임을 다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숙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