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종영까지 단 2회…원작과 다른 결말 맞나 [스타in 포커스]

by김보영 기자
2020.05.15 14:59:22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종영을 단 2회 앞두고 파국의 갈림길에 선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BBC 원작 ‘닥터 포스터’와 다른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를 둔 관심이 뜨겁다. 시청자들은 큰 줄기와 맥락에선 원작의 고증에 충실했지만 등장인물, 상황 변화 등으로 매 회 원작과 조금씩 다른 변주를 보여줘 온 만큼 결말 역시 원작과 다른 내용, 메시지를 띠게 되지 않을까 추측 중이다. ‘부부의 세계’ 결말을 둔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마지막회를 앞두고 주요 장면들을 되짚어 보며 드라마가 남긴 화두와 메시지들을 되돌아 봤다.

(왼쪽부터)BBC 원작 ‘닥터 포스터’,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 (사진=왓챠플레이, JTBC 스튜디오)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는 한 여자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며 감정의 소용돌이에 걷잡을 수 없이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치열하고 섬세힌 그려낸 드라마다. BBC 원작의 인기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남편의 외도로 모든 것을 잃고 심리적 파국에 치닫는 젬마 포스터란 인물을 ‘지선우’란 인물로 재탄생 시켜 한국식으로 재해석했다.

종영을 2회 남긴 ‘부부의 세계’는 갈등과 복수, 견제를 반복하다 또 다시 갈림길에 선 지선우(김희애 분)와 이태오(박해준 분), 여다경(한소희 분) 세 사람의 상황을 보여줬다.

지난 주 방송된 14회에서는 아들 이준영(전진서 분)의 외면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는 절망감에 바다에 뛰어들었던 지선우가 이준영을 지켜내기 위해 다시 한 번 일어났고 여다경에게 모든 진실을 폭로했다. ‘내 결혼은 다르다’는 신념을 부여잡으며 마음속 집착과 불안을 애써 외면해온 여다경은 2년 전 지선우가 이태오의 배신을 마주해버렸다. 여다경은 “결혼은, 부부는, 생각보다 아무것도 아닌 것 때문에 흔들리고 뒤집히고 깨지기도 해”란 지선우의 일침과 “이태오 나랑 잤다”는 폭로로 무너져내린다. 여전히 남 탓을 하기 바쁜 이태오는 2년 전과 비교해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은 비겁한 모습에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기도 했다.

‘부부의 세계’는 지선우란 여자가 남편의 외도에서 비롯된 사건, 상황들로 어떤 감정선을 쌓아 올려나가고 어떻게 감정의 극단에 치닫게 될지 섬세하고 치밀히 묘사한다는 큰 맥락에서 원작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러나 등장인물의 다양화와 변주, 미묘한 상황 변화들로 완벽히 같은 스토리를 전개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결말 역시 예측 불가한 상황이다.

이태오의 배신과 여다경의 존재, 복수를 위해 감행한 지선우의 모든 시도들 전반은 원작과 일치하지만 민현서(심은우 분)의 존재와 박인규(이학주 분)의 죽음 등 원작보다 비중이 컸던 주변 인물들의 관계와 사건 변수들로 인해 원작보다 훨씬 복잡, 섬세하게 감정선을 쌓아올려나갔기 때문이다.

(사진=‘부부의 세계’ 방송화면 캡쳐)
방영 전부터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와 우려를 낳았던 원작 속 젬마와 전남편 사이먼의 하룻밤 동침 장면도 ‘부부의 세계’ 12회에서 재현됐지만 이같은 행동을 저지른 목적이 원작과 달랐다는 점에서 다른 결말을 낳을 것이란 추측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원작에서는 여주인공이 복수를 위해 의도를 가지고 유혹해 전남편과 동침을 감행했지만 ‘부부의 세계’에서는 오랜 부부 관계로 떼어낼 수 없던 애증과 미련, 감정적 충동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잠자리를 갖게 된 모습으로 탈바꿈됐다.

아들 이준영의 극 중 설정과 나이, 상황 역시 원작과 다른 결말을 낳게 할 것이란 기대를 주는 부분이다. 원작에서는 젬마와의 동침 사실이 들통이 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사이먼이 모든 것을 잃고 자살 소동까지 벌이는 등 아들 톰에게 아버지이자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며 밑바닥으로 추락한 모습을 보여준다. 엄마와 아빠 두 사람 모두에게 실망하고 지친 아들 톰은 집을 나가고 아들을 기다리겠다고 다짐하는 젬마의 모습을 비춰주며 끝이 난다.



‘부부의 세계’ 역시 지선우와 이태오의 동침을 아들 이준영이 목격하고 이를 지선우가 여다경에게까지 폭로했기 때문에 이태오가 모든 것을 잃는 상황들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15회 예고편에서 지선우는 이태오에게 “남 탓하지 말고 네 잘못을 돌아보라”고 충고한다. 또 현실을 직시한 여다경이 “모든 게 망상이었다”며 이태오를 놓아버리려 하자 모든 것을 잃게 생긴 이태오가 지선우를 찾아가 “내게 아직 감정이 남아있느냐”며 왜 동침 사실을 폭로했냐고 추궁하며 탓하는 모습들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이태오가 원작에서처럼 두 여자에게 모두 버림을 받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점은 원작과 같은 결로 흐를 전망이다.

다만 아들 이준영이 원작 속 아들 톰처럼 집을 나가는 장면에는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원작에서는 아들 톰이 독립이 가능한 18세로 나왔지만 한국의 ‘부부의 세계’에서 이준영은 독립이 불가능한 중학생이기 때문이다. 또 원작 속 톰이 떠나는 장면이 시즌 3를 암시하는 반면, 시즌 없이 16회에 막을 내리는 ‘부부의 세계’는 보다 완성되고 닫힌 형태의 결말로 나아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모에게서 빠르게 독립하는 서양 문화와 다른 한국의 정서를 감안했을 때도 그렇다.

‘부부의 세계’ 15회 스틸컷. (사진=JTBC 스튜디오)
14회에서 지선우의 어린 시절 가정 배경이 드러난 장면 역시 결말에 대한 중요한 단서, 복선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4회에서는 아버지의 불륜으로 이혼가정에 자란 이태오와 마찬가지로 지선우 역시 교통사로로 잃은 부모가 사실은 사고 직전 불륜 문제로 빚었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지선우가 처음 자신의 엄마와 유사한 선택을 하려 하지만 이내 아들에게 똑같은 상처를 남겨주지 않겠다며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바람둥이에서 개과천선한 고예림(박선영 분)의 전남편 손제혁(김영민 분)의 변화 역시 원작과 다른 결말을 안겨줄 실마리가 될까도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다만 누리꾼들은 “고예림과 손제혁의 관계 변화는 남자의 불륜, 과오를 눈감아주는 여성을 미덕으로 여기는 가치관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손제혁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줄 알지만 이태오는 끝까지 남 탓만 하는 인물이다. 반드시 모든 것을 잃고 죗값을 치러야 한다”며 강력한 ‘사이다 결말’을 요청하는 분위기다.

한편 ‘부부의 세계’ 15회는 오늘(15일) 밤 10시 50분 방송되며 16일 16회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