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박인비 1타차 제치고 월드레이디스 역전 우승

by이석무 기자
2015.03.15 18:08:24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4라운드 7번홀에서 벙커샷을 시도하는 유소연.(사진=미션힐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이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극적으로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유소연은 15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 미션힐스 블랙스톤 코스(파73·6340야드)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LET) 미션힐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적어내며 4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박인비(12언더파 280타)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올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해 8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우승한 이후 약 7개월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반면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디펜딩챔피언’ 박인비는 마지막 날 유소연에게 역전을 당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도 노렸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하지만 유소연과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펼쳐 갤러리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유소연이 주연으로 등장한 짜릿한 역전드라마였다. 박인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와 함께 챔피언조로 출발한 유소연은 1번홀(파4)에서 파 퍼트가 홀컵을 외면하면서 1타를 잃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유소연은 흔들리지 않았다. 3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뒤 5번홀(파3), 6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선두 박인비를 1타 차로 압박했다.

유소연에게 큰 위기가 찾아온 것은 7번홀(파4)이었다. 3번 우드로 한 티샷이 그만 왼쪽 돌담을 넘어 해저드로 빠진 것. 유소연도 이를 직감한 듯 피니시를 마치지 않은 채 클럽을 떨어뜨렸다.



공은 바위 중간에 떨어졌고 유소연은 1벌타를 받은 뒤 뒤편에서 세 번째 샷을 했다. 하지만 이마저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졌다. 설상가상이었다. 간신히 벙커에서 빠져나왔지만 보기 퍼트까지 놓치면서 더블보기로 7번홀을 빠져나왔다.

순식간에 2타를 잃은 유소연은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 보였다. 그런데 위기에서 유소연의 집중력은 더욱 빛났다. 박인비가 8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한 사이 유소연은 10번홀 버디를 잡고 다시 추격에 나섰다. 이어 11번홀(파3)과 12번홀(파5) 연속 버디를 낚으면서 단독선두로 치고 나섰다.

이후 박인비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승부를 이어간 유소연은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박인비가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공동선두로 올라섰지만 유소연은 곧바로 17번홀(파4)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고 단독선두를 탈환했다. 결국 마지막 18번홀(파5)을 파로 지키면서 우승컵의 주인이 됐다.

유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1, 2라운드에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2라운드까지 1언더파에 그칠 정도로 성적도 좋지 못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퍼트 감이 되살아나면서 무려 8타를 줄여 선두권으로 올라섰고 결국 역전 우승까지 일궈냈다.

페테르센은 린시위(중국)와 함께 최종합계 10언더파 282타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안신애(25·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70타를 치고 최종합계 6언더파 286타를 기록하며 7위에 올랐다.

한편, 한국은 각 국가 출전 선수 중 상위 2명의 성적을 합산하는 단체전에서도 우승했다. 한국 대표로 나선 박인비와 유소연은 합계 25언더파를 기록, 2위 노르웨이(10언더파)를 무려 15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박인비·김하늘, 2014년 박인비·유소연에 이은 3번째 우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