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극장, 이 상 위로되길"…'자산어보' 영평상 작품상 등 4관왕 [종합]
by김보영 기자
2021.11.10 21:01:30
'모가디슈' 감독상 등 4관왕…'세자매' 2관왕
| (왼쪽부터) ‘자산어보’ 설경구, ‘모가디슈’ 류승완 감독.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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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렵습니다. 극장도 예전처럼 많은 관객을 찾기 힘든데 이 작품을 찾아주신 모두를 비롯해 이 상이 영화계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김성철 씨네월드 대표)
배우 설경구, 변요한이 출연한 영화 ‘자산어보’(감독 이준익)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린 제41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상인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했다. 연출의 이준익 감독은 다음 작품 촬영 스케줄로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대신 영상으로 소감을 대체했다. 트로피는 김성철 씨네월드 대표 겸 프로듀서가 그를 대신해 대리수상했다. 소감도 그가 대신했다.
김성철 대표는 ”배급사인 메가박스의 투자 결정 덕분에 저희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작품에 참여해주신 스태프분들과 배우들, 설경구 선배님께서도 언급하셨지만 ‘왕복 12시간’에 촬영 3시간을 하는 수고를 견뎌준 배우들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준익 감독은 영상을 통해 “현장에서 직접 상을 수상했어야 하는데 촬영 중이라 참석 못한 점 양해 구한다”라며 “비평가들이 주는 상이라 특히 뜻깊은 상이다.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준익 감독의 열 네 번째 영화인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세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의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설경구가 정약용의 형이자 어류학서 ‘자산어보’를 집필한 학자 정약전을, 변요한이 창대로 각각 분했다. ‘자산어보’는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설경구), 각본상,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등 총 4관왕을 차지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10대 영화인 ‘영평 1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감독상은 ‘모가디슈’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차지했다. 류숭완 감독은 “저 혼자였다면 못 만들었을 영화”라고 운을 뗐다. 그는 “소말리아를 처음 배경으로 해서 촬영을 한다 했을 때 저의 동지인 ‘외유내강’ 조성민 부사장은 ‘달나라 가서 찍는 것과 뭐가 다르죠’라고 되물었다. 갈 수도 없고 가본 적도 없는 곳이라 정말 막막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현장에서 인상 한 번 쓰지 않은 배우, 스탭들 다 감사하다. 이렇게 무모한 영화에 투자해준 배급사도 감사하다”고 함께한 팀들에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또 “배우들을 구하는데도 정말 많은 애를 먹었다. 공항에서 공항장을 연기하신 분은 심지어 현지에서 빗장수를 하시던 분이었다. 그 고생들을 함께해준 동지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 전한다. 좀 더 괜찮은 영화를 만들어 내년에 찾아뵙겠다”며 소감을 마무리했다.
지난 7월 28일 개봉한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남북 외교관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렸다. 개봉 후 누적 관객수 361만 명을 동원하면서 올해 개봉한 영화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흥행작에 등극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모가디슈’ 역시 ‘자산어보’와 마찬가지로 남우조연상(허준호), 촬영상, 음악상 등 총 4관왕을 차지했다. ‘영평 1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 (왼쪽부터)‘세자매’로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을 각각 받은 문소리, 김선영.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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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의 문소리와 김선영은 나란히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배우로서 단 한 번 수상할 수 있는 신인남우상은 ‘메이드 인 루프탑’의 이홍내, 신인여우상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공승연이 받게 됐다. 신인감독상은 ‘소리도 없이’를 연출한 홍의정 감독이 차지했다.
공로영화인상은 원로 배우 윤일봉이 받았다. 이 밖에 기술상은 ‘승리호’의 시각효과 담당 정성민과 정철진이, 신인평론상은 정우성이 가져갔다.
독립영화지원상은 ‘내 언니 전지현과 나’를 연출한 박윤진 감독과 ‘갈매기’의 김미조 감독이 공동 수상했다.
미학성에 주목해 10개 작품을 꼽는 영평 10선에는 ‘내가 죽던 날’, ‘모가디슈’,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세자매’, ‘소리도 없이’, ‘승리호’, ‘인질’, ‘인트로덕션’, ‘자산어보’, ‘콜’이 선정됐다.
한편 영평상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황영미)가 주최하는 시상식으로, 올해로 41회를 맞았다.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총 17개 부문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날 시상식은 배우 조한철이 프리랜서 아나운서 이다슬과 함께 진행을 맡았다.
△최우수작품상: ‘자산어보’ ((주)씨네월드)
△공로영화인상: 배우 윤일봉
△감독상: 류승완 ‘모가디슈’
△여우주연상: 문소리 ‘세자매’
△남우주연상: 설경구 ‘자산어보’
△여우조연상: 김선영 ‘세자매’
△남우조연상: 허준호 ‘모가디슈’
△신인감독상: 홍의정 ‘소리도 없이’
△신인여우상: 공승연 ‘혼자 사는 사람들’
△신인남우상: 이홍내 ‘메이드 인 루프탑’
△기술상: 정성진, 정철민 (시각효과) ‘승리호’
△각본상: 김세겸 ‘자산어보’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이준익 ‘자산어보’
△촬영상: 최영환 ‘모가디슈’
△음악상: 방준석 ‘모가디슈’
△독립영화지원상: 박윤진 감독, 김미조 감독
△신인평론상: 정우성
△영평 10선 : ‘내가 죽던 날’ ‘모가디슈’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세자매’ ‘소리도 없이’ ‘승리호’ ‘인질’ ‘인트로덕션’ ‘자산어보’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