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재호 기자
2013.12.26 15:27:44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추신수(31)의 공식 입단을 앞두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가 포스팅 시장에 나온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시히로(25·라쿠텐 골든이글스)에게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아침 다나카의 미국행이 승인된 가운데 추신수를 데려온 텍사스가 페이롤(총연봉)의 압박에도 창의성을 발휘해 별로 잃는 것 없이 다나카 영입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미국 텍사스주 유력 일간지인 ‘댈러스 모닝뉴스’가 26일(한국시간) 밝혔다.
텍사스는 이미 오래 전부터 다나카 영입에 관심을 표명해온 구단이다. 만약 그가 포스팅에 나온다면 영입할 의사가 있음을 줄곧 시사해왔다.
다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변했다. 추신수에게 7년 1억30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내년 팀 페이롤이 1억30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는 1억3000만달러 선을 지키길 원하고 있어 추신수에 다나카까지 추가하려면 전체 계획변경이나 발상의 전환 같은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추신수와 연봉조정 대상자 4명(닐 코츠, 네프탈리 펠리스, 알렉시 오한도, 미치 모어랜드 등)을 제외한 내년 텍사스의 연봉총액은 보장된 계약자 14명에 1억달러(1억190만달러)를 살짝 넘어선 상태다.
따라서 “존 대니얼스 텍사스 단장과 구단주 측은 프리미엄급 재능을 갖춘 다나카를 얻기 위해 재정을 늘릴 창의적인 생각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신문은 주문했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제시됐다. 첫째 고전적인 방법에 의한 재정성 확보고 둘째 아직 팔지 않은 야구장 ‘네이밍 라이츠(명명권)’를 활용한 재원 조달이다.
고전적인 방식인 돈을 움직여서 돈을 만드는 방법으로는 우익수 알렉시스 리오스(32)를 트레이드해 그의 연봉 1250만달러를 절약하고 이어 좌완 선발투수 데릭 홀랜드(27)를 선발요원이 필요한 뉴욕 양키스에 내주며 매물로 나온 외야수 브랫 가드너(30)를 받는 딜을 통해 150만달러 등 총 1400만달러 상당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다나카는 포스팅 비용을 포함해서 연평균 2000만달러 이상이 소요될 게 유력시돼 추가지출이 있어야 하고 혹시 영입에 성공하더라도 그 시점이 스프링캠프 개막의 불과 2주 전일 것으로 보여 시기상으로 약간 난감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방법은 홈구장인 ‘레인저스 볼파크’의 ‘네이밍 라이츠’를 기업에 파는 작업이다.
텍사스는 빅마켓이고 우승권의 전력을 갖춘 구단으로 기업 스폰서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특히 다나카를 영입하는데 성공하면 기존의 다르빗슈 유(27)와 함께 일본 최고의 투수 2명을 동시에 보유하게 돼 일본 기업들의 구미를 한껏 당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이 배출한 가장 큰 스포츠스타 중 하나인 추신수가 레인저스의 일원이 되면서 한국기업의 스폰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추신수는 선수생활 내내 네이밍 라이츠가 팔린 홈구장을 쓰는 팀에서만 뛰었다”고 기대했다.
추신수 영입효과로 만약 한국기업이 레인저스 볼파크의 네이밍 라이츠를 사갈 경우 다나카 영입자금을 추신수가 조달하는 셈이 된다.
텍사스가 필요한 돈을 끌어온다면 바로 이 네이밍 라이츠 판매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실제 최근 미국 프로스포츠를 중심으로 구장의 네이밍 라이츠 판매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북미미식축구(NFL)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49ers가 새 구장의 네이밍 라이츠를 리바이스 측에 팔아 매년 1600만달러를 받게 됐고 뉴욕 자이언츠도 연간 2000만달러에 명명권을 넘겼다.
기업들에게 있어 NFL 구장이름은 메이저리그 쪽보다 가치가 크다. 세계 최고의 광고효과를 노릴 수 있는 ‘수퍼보울’을 유치할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이 네이밍 라이츠를 10년 동안 파는 조건으로 1억달러를 받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생각해봄직한 비즈니스다.
그렇게만 되면 추신수에 이어 또 한 명의 값비싼 선수와 계약할 돈이 생기고 그 돈은 결국 기업체가 지불하게 되는 구조여서 창의적이고 이상적이라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