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만약애]두산은 가진 힘 다 쓰고 진걸까

by정철우 기자
2012.10.09 21:32:37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좋은 용병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답을 쉽게 할 수 없다. 특히 야구에선 그렇다. 결과를 가지고야 어떤 방식으로건 분석과 평가가 가능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가정한 완벽한 전략 전술을 기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틈을 최대한 줄여내는 명장들은 시대마다 등장하긴 하지만….

하지만 ‘아쉬운’ 용병술이라고 한정한다면 답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넓어진다. 갖고 있는 힘을 다 쓰지 못하고 당하는 패배라면 분명 ‘아쉬운 용병술’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즉 야구 경기에선 누구나 이기고 질 수 있다. 하지만 가진 전력을 풀가동해보지 못한 승부는 진한 여운을 남길 수 밖에 없다.

두산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먼저 승기를 잡았다. 1회 롯데 선발 유먼을 3안타로 두들기며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이후 타선은 침묵했고, 7회초 고비를 넘기지 못해 동점을 내줬다.

하지만 두산에게도 찬스는 또 있었다. 8회말 2사 후 이종욱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잘 던지던 최대성을 강판시켰다. 롯데는 좌완 투수 강영식을 투입했다. 두산 다음 타자 오재원(좌타)을 막기 위해서였다.

반대로 두산 입장에선 대타를 낼 수 있는 기회였다. 오재원은 이전 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두산 벤치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덕아웃엔 최준석이라는 거포 우타자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그의 몸상태는 찬스를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엔트리엔 포함 돼 있지만 제 몫을 다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의미였다.



차라리 몸 상태가 괜찮은 2군 우타자 중 한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기록을 보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올시즌 강영식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1할5푼7리에 불과하지만 우타자에겐 3할3푼7리로 약했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두산이 갖고 있는, 또 쓸 수 있는 힘을 다 쓰고 진 것인지에 대한 미련이 진하게 남은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