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 PAK with 용인’ 개관…박세리 “제 이름 그냥 내건 것 아닙니다”

by주미희 기자
2025.05.13 17:37:13

박세리 이름 딴 스포츠복합문화공간 정식 개관
낡고 방치된 용인종합운동장 메인스탠드 리모델링
박세리 기념관·가상스포츠 체험실 등 갖춰져
박세리희망재단까지 용인시로 이전
“제 모든 것 다 걸었다…유망주들 위한 공간”

[용인(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경기 용인시에 ‘골프 전설’ 박세리의 이름을 딴 스포츠복합문화공간 ‘SERI PAK with 용인’(이하 박세리 위드 용인)이 정식 개관했다.

본인의 우승 트로피 앞에서 기념 촬영하는 박세리 감독.
박세리 전 감독은 경기 용인시의 박세리 위드 용인에서 진행된 개관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인재를 육성할 곳이 이제 시작됐다”며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 앞으로 하나하나씩 넓혀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개관한 시설은 준공 30년이 지나 낡고 방치된 용인종합운동장의 메인스탠드를 리모델링했다. 내부에는 가상스포츠 체험실과 북(book) 카페, 전시 공간, 복합 커뮤니티 등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지역 학교와 협력해 골프 유망주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세리키즈 골프 캠프’, 주민을 위한 북토크 콘서트, 지역 소상공을 위한 플리마켓(벼룩시장) 등도 열릴 계획이다.

특히 박세리 기념관에는 직접 소장하고 있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트로피 약 2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박 감독은 1998년부터 2010년까지 LPGA 투어 통산 25승(메이저 5승)을 거뒀고 2007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뒤 2016년 은퇴했다.

박 감독이 1998년 ‘맨발 투혼’을 벌인 US 여자오픈 우승 당시 입었던 골프웨어도 그대로 전시돼 있다.

또 미국골프기자협회(GWAA)로부터 받은 1998년 올해의 선수상 트로피, 2007년 명예의 전당 입회 트로피 등도 볼 수 있다.

박세리 감독은 “제가 골프 선수이긴 하나 스포츠인으로서 골프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더 안전하고 기댈 수 있는 공간에서, 환경에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아직은 시작이라 조금 미약하다. 하지만 건물 밖 그라운드와 실내체육관 등을 앞으로 다같이 활용하면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상일 용인시장님이 큰 도움을 주셨다. 운동에 관심이 많으시고 협조해주신 덕분에 이 공간을 만들었다”고 감사를 표하며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들, 꿈을 가진 유망주들이 계속 꿈을 꾸도록 도와주는 장소가 이곳이 될 것 같다. 저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감독은 박세리 with 용인을 더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까지 서울 강남구에서 용인시로 이전했다.

그는 “저도 이곳에 자주 올 예정이다. 제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계획하는 등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며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는 “학교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SERI PAK with 용인’ 개관식.(사진=용인시 제공/연합뉴스)
박 감독은 “요즘 초등·중학교 체육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알고 있다.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만들어서 학교와 협업할 계획으로 프로그램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는 박 감독은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을 위해 일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결국에는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제 이름을 그냥 내건 것이 아니다. 제 모든 걸 다 걸었다”고 말하면서 “단단하고 뿌리 깊게 만들고 뿌리를 잘 내려서 후배들에게 이 공간을 계속 물려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박찬호, 선동열(이상 야구), 이동국(축구), 한희원(골프), 김승현(농구), 현정화, 유남규(이상 탁구), 박태환, 정유인(이상 수영), 한유미(배구), 신수지(리듬체조), 김자인(클라이밍), 장은실(레슬링), 김준호(펜싱), 곽윤기(쇼트트랙), 우상혁(육상)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스타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세리는 “제가 시작했지만 이곳이 저만의 공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분야 레전드 선배님들, 후배들이 많이 와주셨는데 다른 종목 선수들과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을까 싶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시설은 박세리 전 감독이 설립한 (주)바즈인터내셔널이 앞으로 5년 동안 운영을 맡게 된다.

앞서 용인시는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던 옛 용인종합운동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박 전 감독이 설립한 업체와 민간 위·수탁 계약을 맺었다.

박세리 기념관.
굿즈샵과 카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