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세계랭킹 200위 아쇼크, 엄마캐디와 은메달 목에 걸까

by주영로 기자
2021.08.06 18:21:31

2020도쿄올림픽 여자골프 3R 12언더파 단독 2위
최종일 순위 지키면 인도 출신 골프 첫 메달리스트
세계랭킹 200위, 출전선수 60명 중 44번째 순위
3주 전 LPGA 다우 인비테이셔널 깜짝 3위

아디티 아쇼크(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골프에 이어 여자 골프에서도 하위권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6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스케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 3라운드에서 세계랭킹 200위 아디티 아쇼크(인도)는 중간합계 12언더파 201타를 쳐 선두 넬리 코다(미국·15언더파 198타)에 3타 뒤진 2위에 올랐다.

마지막 4라운드 18홀을 경기를 남기고 2위에 오른 아쇼크가 현재의 순위를 지키면 인도 선수로는 사상 처음 여자 골프에서 메달을 획득한다.

앞서 지난 1일 끝난 골프 남자부 경기에서 세계랭킹 204위 로리 사바티니(슬로바키아)와 208위 판쩡충(대만)이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을 제치고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거는 돌풍을 일으켰다. 여자 골프에선 아쇼크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아쇼크는 상금랭킹 60위 이내에 든 적이 없었을 정도로 큰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2020시즌엔 5개 대회에 참가해 딱 한 번 컷을 통과했을 정도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올해 12개 대회에 참가해서는 올림픽 개막 3주 전 참가한 다우 그레이트 레이크스 베이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3위에 오르는 깜짝 성적을 냈다. 그 전엔 10위 이내에 든 적이 없고, 올림픽 개막 일주일 전 열린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컷 탈락했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가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았던 것과 달리 아쇼크는 후보에 없었다. 6월말 올림픽 엔트리 마감 발표 기준 세계랭킹 177위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60명 중 44번째 순위였다.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가 22명이나 됐던 만큼 메달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 이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경기력으로 메달 사냥에 속도를 내며 이변의 주인공을 꿈꾸고 있다.

아쇼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아버지 캐디와 함께 인도 대표로 참가해 공동 41위에 올랐다. 이번엔 어머니가 골프백을 멨다. 캐디가 아버지에서 어머니로 바뀌었을 뿐이지만, 경기력은 크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성적에 대한 압박이 줄어든 게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로 이어졌다.

그는 올림픽 채널과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TV를 통해서 짐 맥케이의 해설을 듣는 걸 좋아하신다”며 “엄마 또한 캐디 역할을 훌륭하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와 함께 할 때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이번 올림픽에선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을 정도로 편안한 마음이다”라고 좋은 성적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3위 또는 공동 2위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나 역시 어떻게 하면 메달을 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